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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암컷이 설쳐' 최강욱 막말, '입 닫은' 민주 女 의원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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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여성 의원들 "조정식이 경고해서" "최강욱은 일반인" 침묵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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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는 암컷'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을 빚은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내는 여성 의원이 없다. 이를 두고 당내 '온정주의'가 작용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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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2일 '설치는 암컷'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을 빚은 최강욱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비상 징계를 의결했다. 최 전 의원 발언이 뒤늦게 알려진 이후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같은 당 소속 '여성 의원'들은 침묵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당 지도부 징계 결정 이후에서야 공식 성명을 내며 늑장 대응을 했고, 자신의 SNS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최 전 의원을 향해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서 지적하는 여성 의원도 없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듯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봐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라고 문제의 발언을 했다. 자리에 있던 김용민·민형배 의원은 함께 웃었다.

'암컷' 발언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민주당 지도부는 총선을 앞두고 설화 리스크 차단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조정식 사무총장은 21일 "최 전 의원의 발언을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밝혔고, 같은 날 저녁 이재명 대표도 자신의 SNS를 통해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 전 의원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 여성 의원들을 비롯한 당 전국여성위원회는 22일 오전까지 침묵했다. 당 대변인인 강선우 의원만 전날(21일)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앞으로 각별히 언행에 유의할 것"이라고 사과했을 뿐이다. 당 전국여성위는 이날 오후에서야 성명을 내고 "최 전 의원에 대한 당의 6개월 당원권 징계는 당연하며 이에 더해 최 전 의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라며 "'설치는 암컷'이라는 발언 그 자체가 가부장제 문화가 만든 언어폭력이며 여성의 사회·정치적 참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여성위는 "우리 당은 당내 젠더 인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당보다 노력하고 있다", "우리 당은 강령 중 하나로 성평등을 포함하고 있고, 당헌·당규에 따라 매년 국회의원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대면으로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라며 민주당이 '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전국 여성위를 비롯한 당 여성 의원들이 민주당 출신 인사의 '여성 비하 발언'을 두고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최 전 의원이 강경파 당내 모임 '처럼회' 소속이어서 '온정주의'가 작용, 당의 도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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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최 전 의원을 두고 "해만 끼칠 우리 당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민주당이 최 전 의원을 떠나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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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조정식 사무총장의 엄중 경고에 자정 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최 전 의원 논란에 대한 침묵의 이유를 꼽았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다는 항변이다.

여성 초선 A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조 사무총장이 최 전 의원에게 엄중히 경고했고, 이 대표도 빠른 대응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우리 내부에서 그래도 자정 작용이 작동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후에도 계속해서 잡음이 나다보니 더 강력하게 목소리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여성위 성명을) 또 낸 것"이라며 "이럴 줄 알았다면 어제라도 개인 입장도 표명하고 조금 더 여성 의원의 역할을 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기에 '일반인'의 잘못을 지적하기 애매했다는 의견도 있다. 여성 초선 B 의원은 통화에서 "최 전 의원은 현재 의원직을 상실한 '일반인'인데 그 사람 발언이 잘못됐다고 별도 의견을 내기는 애매했다"라며 "아직 의원총회가 열린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여성 중진 C 의원은 통화에서 "제가 오늘 하루 종일 바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문자 메시지로 최 전 의원과 관련한 의견을 물었으나, '메시지 읽음' 표시만 떴을 뿐 C 의원은 '무응답'으로 응답을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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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논란 당사자인 최 전 의원은 현재까지도 사과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 전 의원은 조 사무총장의 엄중 경고 5시간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칼럼을 공유하며 "It’s Democracy, stupid(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이야)!"라는 문구를 남겨 논란을 더 키웠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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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민주당 소속 원외 여성 청년들은 최 전 의원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논란을 대처하는 당의 '지각 대처'도 지적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XX이' 발언으로도 모자라 '암컷이 설쳐'까지 우리 당 국회의원이었던 최강욱 씨를 이제는 떠나보낼 시간"이라며 "해만 끼칠 뿐 우리 당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20대 여성인 박성민 전 최고위원도 22일 SBS 라디오에서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진짜 오만 정이 다 떨어지는 발언"이라며 "같이 계셨던 의원님들은 심지어 이 '설치는 암컷' 발언 듣고 같이 웃었다. 거의 선거 패배를 위해서 제사를 드리고 있는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논란 당사자인 최 전 의원은 현재까지도 사과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 전 의원은 조 사무총장의 엄중 경고 5시간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칼럼을 공유하며 'It’s Democracy, stupid(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이야)!'라는 문구를 남겨 논란을 더 키웠다. 최 전 의원은 22일에 참여가 예정됐던 검찰개혁 관련 토론회장에 나타나지 않고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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