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 수월해지기 때문' 이유 가장 많아…평가원 연구성과 발표회
아동과 학부모 [연합뉴스TV 자료사진] |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학부모 10명 중 8명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자녀에게 읽기, 쓰기, 셈하기 등 기초 학습을 미리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세 이상 성인의 절반 이상이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학교 교육만으로도 기초 학습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었지만, 실제 자녀 교육에서는 학교 교육에만 기댈 수 없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노원경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장 등 연구팀은 23일 충북 진천군 평가원 본원에서 열린 '2023년 연구 성과 발표회'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교육의 출발선 평등을 위한 교수학습 지원 체제 구축'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교육의 출발선 평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20세 이상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초등학교 재학 이상의 자녀(544명)를 둔 응답자 76.1%는 읽기, 쓰기, 셈하기를 미리 가르쳤다고 답했다.
현재 미취학 아동들에게 적용되는 어린이집·유치원 교육과정인 누리과정에서는 읽기, 쓰기, 셈하기를 본격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주변의 상징, 글자 등 읽기에 관심을 가지고 글자 비슷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게 장려하는 수준이다.
결국 대다수 학부모가 어린이집·유치원의 누리과정 외에 특별활동, 사교육으로 자녀들에게 기초학습을 시키고 있다는 있는 셈이다.
학부모들이 읽기, 쓰기, 셈하기를 미리 가르친 가장 큰 이유(복수 응답 가능)는 '학교생활이 수월해지기 때문'(66.9%)으로 꼽혔다.
'주변 분위기 때문'에 미리 가르친다는 학부모도 54.8%에 달했다.
[평가원 제공] |
미취학 자녀를 둔 학부모(492명) 중에서도 76.4%가 읽기, 쓰기, 셈하기를 초등학교 입학 전 미리 가르치겠다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학교생활이 수월해지기 때문'(69.4%), '학교 수업만으로는 학습량 부족'(52.7%)을 자녀에게 미리 학습시키는 주된 이유로 꼽았다.
반면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 학교 교육만으로 읽기, 쓰기, 셈하기를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체 성인 응답자의 55.6%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평등 실현 정도와 관련해 0∼100점까지 10점 척도로 점수를 매기는 문항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21.2%가 60점이라고 답했다. 그다음은 50점(18.2%), 70점(14.9%) 순이었다.
학교에서 평등한 학습 기회가 제공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불평등도가 높아진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학교 1∼3학년 시기에는 평등한 학습 기회가 제공된다는 응답이 56.7%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 4∼6학년·중학교 시기를 지나며 이 응답률이 점점 낮아져 고등학교 시기에는 32.5%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평등한 학습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고등학교에서 41.4%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 1∼3학년 시기(15.7%)가 최저였다.
연구팀은 "평등에 대한 동의 여부, 학교 교육을 통해 잘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과 달리 출발선에서 자녀 교육에 있어서는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시키겠다는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등에 대한 가치 인식과 개인의 행동이 불일치하는 구조 속에서 모두가 '지금은 조금씩 손해를 보지만 결국 다 같이 이익을 본다'는 경험이 누적돼 학교 문화, 사회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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