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 또 인상한 튀르키예 한방에 5%P나 올려 4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리라화 폭락과 고물가에 시달리는 튀르키예가 기준금리를 40%로 올리는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튀르키예 기준금리는 올해 2월 8.5%였는데 지난 6월 15%로 뛰었고, 그 후 6개월간 25%포인트 급등했다.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정책금리인 만기 일주일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종전 35%에서 40%로 5%포인트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시장이 예상한 인상 폭(2.5%포인트)의 2배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6차례 연속 올렸다. 올해 기준금리를 5배 가까이 인상한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율과 연일 추락하는 리라화 가치 때문이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1.26%에 달한다.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6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은 38.21%였다. 리라화 가치는 가파르게 추락했다. 올해 초 달러당 18.7리라 수준이던 리라화 가격은 이달 들어 28.5리라 선을 돌파하며 리라화 가치가 급락했다.

다만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내년 이후로는 물가가 안정되고 통화 긴축 속도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긴축 사이클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은행은 인플레이션율이 내년 5월에 70~75%로 정점을 찍고, 내년 말에는 현재 기준금리(40%)보다 낮은 36%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2020년 이후 고물가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역주행 정책'을 펼쳐왔다. 경제학 상식에 반하는 이 같은 정책은 올해 3연임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고집 때문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팬데믹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자, 리라화 약세가 수출을 늘리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하며 금리 인하 정책을 밀어붙였다. 고물가 해결책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제시하는 정통 경제학의 처방과 반대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하는 죄악"이라고 역설하면서 금리 인상을 제안한 중앙은행 총재를 3번이나 갈아치웠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021년 9월 19%에서 올해 2월 8.5%로 내렸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이 19.6%에서 55.2%로 뛰자, 달러당 리라화 가치는 8.9리라에서 올해 6월 말 18.9리라까지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에서 3연임에 성공했다. 그러자 그는 180도 입장을 바꿔 정통 경제학자인 메흐메트 심셰크 튀르키예 재무장관을 경제 컨트롤타워로, 튀르키예 첫 여성 중앙은행 총재로 월가 출신인 하피제 가예 에르칸을 임명하는 등 정상적인 금리 인상 정책으로 급선회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튀르키예 중앙은행의 방향 전환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날 심셰크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재설정하려면 신뢰가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라며 "우리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지만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여전히 경제는 어렵다"고 밝혔다.

[안갑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