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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두 달 만에 3%대에 재진입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은행채 금리가 크게 내렸기 때문이다. 금리하락으로 이미 이달 주담대는 3조9000억원 늘면서 2021년 9월 4조27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생금융' 압박으로 대출금리가 더 내리면 가계부채 증가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대표 상품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 연 3.86~6.00%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온 것은 9월 말 이후 약 두달 만이다. 앞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20일 주담대 고정형 금리 하단을 3.9%대로 내렸다.
주담대 고정금리가 떨어진 것은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26일 4.808%로 연내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 24일 4.275%로 0.533%포인트(p) 떨어졌다.
문제는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더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 23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525조1707억원으로 지난달(521조2264억원) 대비 3조9443억원 늘었다. 월말까지 유지된다면 연내 최고 증가폭(10월 3조3676억원)은 물론 2021년 9월 4조27억원 이후 처음으로 4조원도 넘어서게 된다.
주담대 잔액은 올 들어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면서 함께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말 월 1000건 미만에서 올 들어 증가하기 시작해 7월 3588건, 8월 3859건, 9월 3372건을 기록했다. 부동산 계약 후 잔금 납부와 입주까지는 통상 3개월 이상 걸려 10~11월 주담대 신규 대출은 7~8월 전후 이뤄진 매매 계약인 경우가 많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이유로 주요 금융지주사에 대출금리 인하 등을 주문하면서 가계부채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정부가 40조원 규모로 공급한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듯이 대출금리 인하와 정책성 자금은 가계부채 확대와 함께 집값 떠받들기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2주째 하락하고 있어 주담대 증가세도 꺾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10월에는 2293건으로 전달보다 줄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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