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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SK텔레콤이 5G 스마트폰 이용자의 LTE 요금제 가입 제한을 없애면서 다른 통신사들도 조만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통신비 부담완화 방안’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정부와 업계는 요금 선택권 확대를 통해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미 5G 단말기에 맞춰 5G 요금제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요금제 이동 요인은 실제로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단말기 지원 네트워크에 관계 없이 LTE 또는 5G 요금제 교차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용약관 개정을 검토 중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이러한 내용의 이용약관 개정안을 지난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신고했다. 기존에는 자급제가 아닌 통신사향으로 LTE 단말기를 이용하는 경우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없고, 5G 단말기를 이용하면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없었지만, 이것이 가능하도록 약관을 변경한 것이다.
사실 기존에도 통신사에서 5G 단말기를 구입했을 때 유심을 다른 LTE 단말기에 꽂은 채로 LTE 요금제로 변경한 뒤 다시 5G 단말기로 유심을 옮기는 ‘편법’이 가능하긴 했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편법을 제도권 안으로 가져와 절차를 정식화한 셈이다.
어쨌든 과기정통부는 이처럼 LTE와 5G 요금제 교차 가입이 가능해짐으로써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통신비 절감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5G 스마트폰을 쓰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경우, 원래라면 최소 4만9000원(8GB) 이상 5G 요금제에 어쩔 수 없이 가입해야 했지만, 이제는 더 저렴한 3만3000원(1.5GB)짜리 LTE 요금제에도 가입할 수 있다. 반대로 LTE 스마트폰을 쓰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경우에는 6만9000원(100GB)의 LTE 요금제 대신 6만4000원(54GB)의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내년 1분기 중에는 5G 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LTE 이동 효과는 예상보다 반감될 수 있다. 현재 통신3사의 5G 최저 요금 구간은 청년·시니어 전용 또는 무약정 요금제를 제외하고 일반 요금제 기준 4만원대 중후반으로 형성돼 있는데, 내년 1분기에는 이것이 3만원대까지 낮아진다. 그렇게 되면 굳이 비슷한 가격으로 3만원대 LTE 요금제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거꾸로 LTE 단말기를 쓰면서 5G 요금제에 가입할 동인도 많지 않다. 과기정통부 무선데이터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LTE 스마트폰의 1인당 트래픽 양은 7.29GB, 5G 스마트폰의 1인당 트래픽 양은 27.86GB로, 애초에 LTE 단말기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굳이 5G 요금제에 따로 가입해야 할 정도로 많지 않다.
요컨대 소비자의 요금 선택권을 확대했다는 의미는 분명하지만, 이것이 통신비 절감으로 이어진다고 보기에는 그 효과가 미미해 보인다.
다만 통신업계는 이번 조치가 5G 가입자 성장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용화 5년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5G 품질을 확신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는 측면에서 요금제의 합리성을 떠나 일단 LTE로 이동하는 수요가 적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5G 가입자 증가세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로, 지난 9월 기준으로는 1% 미만으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오히려 사물인터넷(IoT) 회선 증가 영향으로 LTE 가입자는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만약 5G 단말기로 LTE 요금제 가입까지 가능해진다면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저가 요금제까지 나오면 5G에서의 요금 체계는 확실히 다양해질 것이고, 굳이 LTE로 이동하지 않아도 5G 요금 체계 안에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5G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통신사들도 청년 혜택 등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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