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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이슈 선거제 개혁

명분파vs실리파…선거제 두고 두쪽 난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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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양대노총 공대위 간담회에 참석해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23.11.28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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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다당제를 유도하는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 방지법’으로 보완하자는 소위 ‘명분파’와 병립형으로 회귀하자는 지도부 중심의 ‘실리파’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법정 시한을 7개월이나 넘긴 선거제 개편이 더욱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원내 지도부와 당 지도부가 어제(27일) 고위전략회의에서 머리를 맞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일(29일) 의원총회에서도 논의하겠지만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 의석수와 시도별 의원정수만 나오면 선거구 획정을 할 수 있어서 우선 그것부터 의총에서 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22일까지 양당에 지역구 의원 정수를 밝히라고 했지만 양당은 답하지 않았고, 오는 30일까지로 답변 시한을 연장한 바 있다.

당초 민주당은 이달 말까지 선거제 개편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12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 전까지 선거제 개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해도 이른바 말 바꾸기로 비칠 수 있어 당내 합의라는 ‘첫 단추’조차 꿰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위성정당 논란으로 얼룩졌던 지난 21대 총선에서 차기 선거 땐 반드시 여야 합의로 선거제 개편안을 처리하고, 위성정당의 재출현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설립한다면 여당은 20~30석을 더 얻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신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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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를 위주로 ‘병립형 회귀’가 민주당에도 나쁠 게 없다는 ‘현실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연동형과 병립형을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다.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로) 저렇게 완강하게 나가니 민주당도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립형 회귀의 경우 명분을 잃는다. 이에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자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김상희 의원(대표발의)을 비롯한 소속 의원 75명은 위성정당 방지법(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최소 75명의 의원이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 같은 취지의 법안을 냈던 이탄희 의원도 이날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용인정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위성정당 방지법을 회피할 방법이 남아 있고, 해당 법안의 여야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될 경우 ‘선거연합정당’을 만드는 식의 우회책도 언급된다. 또 지도부가 29일 의원총회에서 병립형 회귀 대신에 ‘권역별 비례제’,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방안으로 의원들을 설득할 가능성도 있다.

김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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