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박정림 KB증권 사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문책 경고' 등 중징계를 결정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박 사장과 정 사장은 연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에게는 기존 제재인 '문책 경고' 보다 한 단계 낮은 '주의적 경고'를 결정했다. 양 부회장은 유일하게 중징계를 면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제21차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펀드 등 관련 7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법 위반에 대한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각사] 2023.11.29 yunyun@newspim.com |
특히 박 사장은 금융감독원이 내린 문책 경고보다 제재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진 점이 주목된다. 금융위 논의 단계에서 KB증권 측에 '직무 정지'를 사전 통보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통상 징계수위가 올라갈 경우 당사자에게 추가 소명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사전에 수위를 통보한다.
금융위는 KB증권의 경우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펀드의 판매뿐 아니라 라임관련 펀드에 TRS(Total Return Swap) 거래를 통해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하는 등 펀드의 핵심 투자구조를 형성하고 관련 거래를 확대시키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실효성 있게 업무과정을 통제할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만큼 임원에 대해 중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박 사장과 정 사장의 연임은 어렵게 됐다. 박 사장과 정 사장은 각각 올해 말과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 5단계로 나뉜다. 이중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금융권 재취업이 3∼5년간 제한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박 사장과 양 부회장에게 '문책 경고'를 제재 내린 바 있다. 2021년 3월에는 옵티머스 펀드 관련 정영채 사장에게도 '문책 경고'를 제재조치를 결정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행정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금융당국 문책 경고 징계를 받고 행정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결과는 내년 1월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대해 제재를 부과해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다"면서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회사와 최고책임자가 높은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내부통제와 관련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제도적 기반도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금융위 결정에 대해 "향후 대응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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