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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사고 친 경영진이 쇄신을?…카카오 노조, 인적 쇄신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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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카카오 노조가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 위원의 내부 폭로 하루 만에 경영진 조사와 인적 쇄신을 요청하고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경영지원총괄의 SNS를 통해 폭로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 행위는 독립기구인 준신위에 조사를 요청해 팩트체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크루(구성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유니언은 “크루들이 직접 제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이와 관련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특히 올해 카카오 공동체 크루들은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으로 인해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무책임하게 특권과 특혜를 유지한 경영진이 있다면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괄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카카오 경영진의 골프 회원권 문제를 낱낱이 공개했다.

그는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도 많았던 상황이라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다”고 했다.

김 총괄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법인 골프회원권을 정리해 달라는 말에 “브라이언(김 위원장) 먼저 법인 골프회원권을 내놓아야 한다”고 답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골프 회원권을 75% 정도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보고하고 김 창업자로부터 비상경영회의 때 PT(프레젠테이션) 발표도 하고 정식 결재를 올려달라는 답을 받았다”며 “이후 두 달간은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와 별개로 김 총괄이 욕설을 한 데 대해서는 준신위에 조사를 요청해 사실 확인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총괄은 약 7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외부 업체 대신 내부 인력으로 수행하는 방안을 놓고 한 임원과 언쟁을 벌이다 “이런 개XX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크루유니언은 “경영지원총괄의 욕설은 지위와 우위의 활용한 적정한 업무 범위를 벗어나 다수의 크루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욕먹을 만했다고 상황에 따라 허용하게 되면 크루들은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 상황에서 보호받기 어려워진다”고 꼬집었다.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에 크루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주문했다. 크루유니언은 “경영진은 최근 카카오 재무그룹장의 법인카드 남용 사건에서 보듯이 이미 자체적 자정 능력을 잃었다”며 “크루들의 눈으로, 크루들의 눈높이에서 불의·불공정·불합리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리스크를 만든 경영진이 스스로 쇄신안을 만드는 것도 부자연스럽다고 비판했다. 인적 쇄신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크루유니언의 입장이다.

크루유니언은 “현재 우리가 겪는 문제는 대부분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발생했다”며 “문제를 발생시킨 경영진이 스스로 쇄신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며 “사익을 추구하다 무책임하게 사라지는 사람이 아닌 과오를 인정하고 그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크류유니언은 인적 쇄신에 대한 논의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해 크루들과 함께 논의해 결론을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경영쇄신위원회의 진정성 있는 답변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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