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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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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드러난 카카오 비리 의혹…경영진은 '진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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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조 자처한 김정호 "결재·합의 없이 대규모 공사 업체 선정"

자산개발실 부사장 "대표이사 결재 진행된 사안"

노조, 경영진 비리·폭언 조사 요구

노컷뉴스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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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에 빠진 카카오가 이번에는 내부 경영진 비리 의혹으로 시끄럽다. '개혁가'를 자처한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혹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자, 당사자로 지목된 경영진이 회사 내부망에 글을 올려 반박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 문제의 발단이 된 경영진 비리 의혹과 김 총괄의 폭언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

30일 IC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자산개발실 오지훈 부사장과 직원 11명은 전날 카카오 내부 전산망에 올린 공동 입장문에서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시공사 선정 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오 부사장은 특히 제주도 유휴 부지 개발 과정도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결재를 모두 거쳐 진행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공개돼 동료 크루들이 심각한 정신적 충격에 빠졌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아닌지 회사 차원에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정호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SNS를 통해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관련 비리 의혹을 폭로한 데 따른 반박이다.

김 총괄은 자신이 내부 직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며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관련 비리 의혹을 언급했다. 욕설이 나온 회의는 '문제의 제주도 회의'라고 지칭했다. 이 회의에서 김 총괄이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팀의 제주도 프로젝트 투입을 제안하자,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하는 과정에서 욕설이 나왔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김 총괄은 700~800억원이나 투입되는 공사의 업체 선정이 담당 임원의 결재나 합의도 없이 이뤄졌기에 이를 질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했다.

김 총괄의 폭로가 기사화되면서 여론은 급반전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카카오 직원을 대상으로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의 행동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 90% 넘게 '브랜든(김 총괄의 영어 이름) 잘했다. 썩은 거 싹 다 개혁하라'에 표를 던졌다. '그러면 안 된다. 회사 기밀 유출이다'라는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그는 특히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카카오 내부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조사를 하고 잘못된 것을 고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해시태그로 '조광조'를 달았다. 기존 훈구파의 불만을 감수하면서 개혁 정치를 도모한 조광조처럼 나서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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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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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인 카카오 크루유니언도 전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에서 김 총괄이 폭로한 골프 회원권과 연봉 불균형 등에 대해 독립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에 조사를 요구했다. 김 총괄은 28일 글에서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경력이 더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 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다"며 "직원들 휴양 시설은 1년에 2박도 못 갈 정도로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노조는 김 총괄이 언급한 경영진 특혜와 비위 행위에 대해 팩트체크를 진행해 빠른 시일 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김 총괄이 폭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준법과신뢰위원회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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