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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만화와 웹툰

국경을 넘는 웹툰…인니·대만 작품이 태국·日서 연재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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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보더 웹툰' 아니사·빙간 작가 서면인터뷰…"전세계서 작품 사랑받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웹툰이 미국, 일본, 유럽 플랫폼에서 연재되며 세계 각국의 독자를 만나는 것은 이제 더는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다.

미국과 일본 등지의 웹툰이 국내로 들어오는 이른바 '역수입' 사례도 심심치 않게 쌓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해외에서 제작된 인기작이 또 다른 국가에서 연재되는 이른바 '크로스보더'(cross-border) 웹툰들이 늘어나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9억뷰 인기 웹툰 '파수트리 가제'
[작가 SNS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크로스보더 웹툰의 대표 주자인 인도네시아의 아니사 닛피하니 작가와 대만에서 활동하는 빙간(餠乾) 작가를 1일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아니사 작가는 누적 조회수 9억뷰를 기록했으며 영화화를 앞둔 인도네시아 인기 로맨스 웹툰 '파수트리 가제'(Pasutri Gaje)를 그린 만화가다.

'파수트리 가제'는 '마이 프리 웨딩'이라는 이름으로 태국에서 연재 중이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문화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연재가 결정됐을 때는 아니사 작가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는 "'마이 프리 웨딩'은 별로 가깝지 않던 남자로부터 프러포즈를 받고, 그의 약혼녀가 된 뒤 점점 서로를 알아가는 이야기"라며 "문화적 차이 때문에 제 만화가 (해외에)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국내와 해외 독자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즐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니사 작가는 "인도네시아 독자들은 다음 에피소드가 무엇일지 궁금해하고, 귀엽고 로맨틱한 장면들을 좋아한다"며 "반면 글로벌 독자들은 스토리라인이나 문화, 캐릭터 간의 관계에 더 많은 관심을 쏟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내외 독자 모두 '아디마스'처럼 잘생기고 믿음직한 남자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우스개 섞인 답을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대만 웹툰 '워더스요솨이거쉐장'(我的室友帥哥學長)
[작품 SNS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학 캠퍼스 배경의 BL(보이즈 러브·동성애) 장르 웹툰인 '워더스요솨이거쉐장'(我的室友帥哥學長·내 잘생긴 룸메이트 선배)로 대만에 이어 태국에서도 연재하게 된 빙간 작가는 좀 더 낙관적인 대답을 내놨다.

그는 "이 작품은 대만을 배경으로 제 개인적인 환경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렸는데, 외국의 대학생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길 바랐다"며 "사랑의 언어에는 국경이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와 대만에서 웹툰이 등장한 지 10년도 되지 않은 만큼 이들이 처음부터 웹툰 작가를 지망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사 작가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출판만화가로 활동하다가 웹툰 작가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는 "2014년에 웹툰이라는 새로운 형식에 대해 처음 들었고, 2015년에 대형 웹툰 퍼블리셔인 라인웹툰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해본 적 없던 새 포맷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라인웹툰 연재를 택했다"고 전했다.

그는 라인웹툰 PD가 함께 일하자고 먼저 제의했지만, 웹툰 형식의 만화를 그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모전에 먼저 참여해봤다고도 설명했다.

빙간 작가는 "대학교 때 처음으로 웹툰을 접했다"며 "만화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아마추어 플랫폼인) 캔버스가 작품을 올리기 편리해서 계속 작품을 올려왔다"고 밝혔다.

이어 "편집부로부터 '웹툰 작가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정식 연재 기회를 얻게 됐다"고 했다.

이렇게 시작된 작품들은 자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크로스보딩 경험을 바탕삼아 두 작가는 앞으로 글로벌 독자들의 마음을 끄는 작품을 내놓겠다는 포부도 갖게 됐다.

아니사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일본의 만가(漫畵)나 한국의 웹툰처럼 제 작품들도 지구 곳곳에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연합뉴스

K-웹툰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이 두 작가의 사례처럼 웹툰 크로스보딩이 가능했던 것은 현재 전 세계 웹툰 플랫폼을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은 북미의 웹툰, 일본의 라인망가, 동남아 지역의 라인웹툰 등 여러 플랫폼에서 현지 작가를 육성하고, 현지화 작업을 돕고 있다.

독자는 다양하고 신선한 웹툰을 수혈받을 수 있고, 작가는 새 시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크로스보딩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해외에 수출돼 더 큰 인기를 끄는 작품들도 많다.

BL 장르인 '워더스요솨이거쉐장'의 경우 현재 태국 라인웹툰 금요일 연재작 가운데 인기순으로 3위에 올라 있다.

동성애에 더 개방적이고 웹툰 플랫폼 내 별도의 성소수자(LGBT) 장르까지 두고 있는 태국에서 더 손쉽게 이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만 로맨스 웹툰 '얼볜미위'(耳邊蜜語)는 지난달 일본 라인망가에서 공개되자마자 여성 인기 1위, 종합 인기 2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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