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1일 ‘미국 산업정책의 현황과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 산업정책 영향이 우리 경제에는 주력 제조기업의 현지 진출 및 이에 따른 수출 확대 등을 통해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산업정책을 통해 공급망 복원력 강화, 첨단부문 주도권 확보 및 제조업 부흥을 도모하고 있다. 2021년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을 겪으면서 공급망 안정성을 높일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가 보유하고 있던 반도체 생산 주도권도 찾으려는 시도가 강해졌다. 이에 반도체과학법(CHIPS법)을 통해 반도체 제조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지원 중이다.
한국은행.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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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주요 사업이 착공되며 미국 내 관련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 1∼3분기 공장건설 등 제조업 구축물투자의 국내총생산(GDP) 성장기여도는 0.4%포인트에 달했다. 2010∼2019년 거의 미미한 수준(0.0%포인트)이었음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이와 함께 제조업 건설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고용도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다수 기업은 2024년 중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이듬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은은 진행중인 투자사업을 통해 미국 내 고용은 약 32만명 증가하고 연간 GDP가 0.2%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산업정책은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주력 제조기업의 현지 진출이나 이에 따른 수출 확대 효과는 긍정적이다. 한은은 미국 내 공장건설과 설비확충의 영향으로 올해 1∼10월 건설기계(27%)를 중심으로 기계류 수출이 1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74%), 배터리 등(14%) 산업정책 관련 품목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보고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에도 대미수출이 양호한 모습을 보인 데는, 미국의 견조한 소비와 함께 산업정책 관련 자본재 수요가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과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전기차 등 핵심산업의 생산기지가 미국으로 이전되면서 우리 경제의 고용기반이 위축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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