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단풍국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못 구한다고?[통신One]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나무 가격 상승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

뉴스1

11월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록펠러센터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조명이 빛나고 있다. 2023.11.2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의 많은 가정에서 나무는 크리스마스 시즌의 필수품이다. 오랜 전통에 따라 캐나디안들은 매년 집과 쇼핑몰, 공공장소에 크리스마스 나무와 다채로운 전구로 꾸며놓는다. 하지만 이런 전통이 점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크리스마스 나무 공급 하락으로 인해 나무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나무 부족으로 인해 캐나다 매장에서 나무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는 더위와 가뭄으로 인해 묘목과 성목이 죽기 때문에 다 자란 나무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조달하기가 어렵다는 게 이유이다.

나무의 공급이 감소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나무 가격은 몇 년 사이에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전미 크리스마스트리협회(ACTA)에 따르면 올해 크리스마스트리의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약 10% 상승했다. 트리 평균 가격은 80~100달러(약 7만7000~9만6000원)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가장 큰 두 가지 이유는 기후변화와 경기 침체 때문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캐나다 전역의 크리스마스트리 농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BC 대학 산림 보존 과학부 책임자인 리처드 하멜린은 "축제용 나무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크기에 도달하는 데 8~12년이 걸리며 어린 묘목은 특히 기후 위험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여름에 극심한 더위가 발생하면 나무가 더 자라기도 전에 갈색으로 변하고 작은 묘목은 고온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지난 몇 년의 여름 동안 묘목 재배 지역의 대부분은 장기간의 가뭄과 극심한 더위를 겪었으며, 묘목은 표면 근처의 매우 건조한 토양층을 넘어 도달하지 못하는 얕은 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성장에 큰 방해를 받고 있다. 나이가 많은 종들은 생존할 수 있지만 극심한 더위와 가뭄으로 인해 바늘을 잃거나 갈색으로 변할 수 있다.

퀘벡, 온타리오, 노바스코샤는 크리스마스트리 생산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들 지역의 농부들도 점점 더 극단적이고 계절에 맞지 않는 날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스1

11월28일(현지시간) 캐나다의 농장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가져오는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의 한 판매업체. 23.11.28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만이 캐나다의 실제 크리스마스트리 재고를 위협하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다. 금융 위기로 농민들에게 타격을 입혔던 2008년 경기 침체 기간 발생했던 캐나다와 미국의 나무 농장 폐쇄가 그 이후로도 계속되고 있다. 씨앗에서 나무를 키우는 데 15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러한 효과는 이제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캐나다에는 2011년 2381개에 비해 2021년에는 약 1360개의 나무 농장이 있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약 1000개의 농장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비료나 연료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 운송비,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은 농장주들이 선택한 결과다.

또한 나무 농부의 평균 연령은 65세에서 85세 사이이며 오래된 농부들이 은퇴함에 따라 젊은 세대가 이 분야에 진입하지 않고 있다. 바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린 후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이 일이 젊은이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고 있다.

기후 변화와 경기 침체는 전 세계 침엽수림 분포의 40%를 차지하는 북아메리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결국 그 대륙 사람들의 문화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앞으로는 보관도 쉽고 설치도 용이한 플라스틱 트리가 집마다 장식될 것이다.

캐나다인들에게 크리스마스 트리는, 크리스마스 축제를 준비하고, 즐기는 가장 큰 기쁨 중의 하나다. 살아있는 나무는 당연히 바닥에 솔잎이 떨어지고, 물도 많이 줘야 하고, 결국 연말이 지나면 또 가져가서 분쇄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이 또한 매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지는 행사다.

하지만 기후 변화와 경기 침체는 전 세계 침엽수림 분포의 40%를 차지하는 북아메리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결국 그 대륙 사람들의 문화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앞으로는 보관도 쉽고 설치도 용이한 중국산 플라스틱 트리가 집집마다 장식될 것이며, 점점 깊은 소나무의 진액향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zziobe1052@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