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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는 진정한 '미디어 대체재'?…"케이블TV 밀어내고 IPTV와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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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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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2016년 넷플릭스가 시장에 진입한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통해 가파르게 성장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국내 미디어 시장의 질서를 좌우하고 있다. OTT가 미디어 시장을 주도하면서 기존 강자로 군림했던 지상파·케이블TV·인터넷(IP)TV는 각각 '보완'과 '경쟁' 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1일 장지윤 전북대학교 교수는 고려대학교 우당교양관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2023년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OTT가 이용자의 미디어 이용 행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세션을 진행했다.

그는 서두에서 "발표를 시작함에 앞서 왜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됐는지 설명을 드리고 싶다"며 "미디어 생태계와 환경 내 개체들의 상호작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관련 생태계는 어떤 하나의 요소만 변화해도 많은 부분이 바뀌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지윤 교수는 미디어 생태계 속 상호작용에 대한 사례로 '넷플릭스와 포트나이트'를 들었다. 이는 넷플릭스가 실적보고서를 통해 직접적인 경쟁사로 에픽게임즈의 배틀로얄 게임 '포트나이트'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당시 실적보고서에서 넷플릭스는 "비디오게임과도 경쟁해야 하는 이유는 사용자가 겹치기 때문"이라며 "한정된 (이용자의) 여가시간을 놓고 뺏고 뺏기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마저 "우리의 경쟁자는 HBO가 아니라 포트나이트"라고 할 만큼 미디어 생태계의 상호작용은 급격히 변화하는 추세다.

이같은 미디어 생태계의 상호작용은 대표적 이론으로 언급되는 '미디어 대체·보완 가설'로도 비유된다. 미디어 대체·보완 가설은 '새 기술 및 미디어가 도입될 때 이용자들은 기능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되면 지체없이 뉴미디어를 채택한다'는 이론이다.

장지윤 교수는 미디어 대체·보완 가설을 설명하기 위해 ▲OTT는 전통 TV 미디어를 대체 혹은 보완하는가 ▲이용자의 개인적 특성은 OTT 이용시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의 종류는 OTT 이용시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등 세 가지 연구주제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장지윤 교수는 9501명의 미디어 패널 데이터 3년치 데이터(2019년~2021년)를 분석하는 한편 ▲케이블TV 이용 시간 ▲IPTV 이용 시간 ▲유선 인터넷 연결 시간 ▲와이파이 이용 시간 ▲TV 프로그램 시청 시간 ▲영화 시청 시간 ▲UCC 시청 시간 등을 종속변수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장지윤 교수는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대체 관계에 접어든 케이블TV와 달리 IPTV는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OTT와 보완 관계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IPTV 서비스사들이 OTT 플랫폼사와 제휴를 통해 셋톱박스에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등을 쉽게 볼 수 있게 한 것이 결정적인 예시다. OTT 사용이 와이파이 사용 시간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장지윤 교수는 덧붙였다.

이외에도 성비로는 여성의 OTT 이용률이 높았고, 연령층으로 분석할 경우 젊을 수록 OTT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선호도를 기준으로 하면 '영화'나 '사용자 창작 콘텐츠(UGC)'를 많이 보는 사람의 OTT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장지윤 교수는 설명했다.

장지윤 교수는 "2010년대 초·중반대에 미국에서 코드커팅(선을 자른다는 뜻으로, TV 등 유선방송을 보지 않는 것을 의미)이라는 현상이 이슈가 됐는데 당시 이뤄진 연구 결과를 보면 OTT가 인터넷 이용을 증가시키는 한편 TV 이용률을 감소시켰다는 분석이 많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한국도 케이블TV와 OTT가 대체 관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IPTV 점유율이 총 60%로 케이블TV(약 40%)보다 높은 상황인데 현재 IPTV의 생존 화두는 어떻게 OTT와 연계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것이냐로 보인다"며 "이를 분석하면 IPTV업계가 OTT를 보완재로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 IPTV와 OTT는 지금보다 더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2023년 추계 정기학술대회는 '인공지능과 콘텐츠 생성: 미디어 기업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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