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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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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생각하면 애 못 낳아”…합계출산율 ‘0.59’ 서울, 청년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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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압력, 인구밀도 높을수록 높아…고용·주거·양육 불안 심화

‘자녀 없는 도시’ 1위 서울…정반대 세종 합계출산율은 ‘1.12%’

정책대응 없으면 2050년대 추세성장률 ‘마이너스’ 가능성 68%

헤럴드경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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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출산 감소율이 전세계 1위로 인구구조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초저출산은 청년이 느끼는 높은 경쟁압력과 고용·주거·양육 측면의 불안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쟁압력은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높게 나타났는데,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쟁압력 체감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기준 서울 합계출산율은 0.59%로 전국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초고속 인구감소…이대로면 2059년 추세성장률 ‘마이너스’3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장기 심층연구-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 영향, 대책’(황인도·남윤미·성원·심세리·염지인·이병주·이하림·정종우·조태형·최영준·황설웅·손민규 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1년 기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저(평균 1.58명), 홍콩(0.77명)을 제외한 세계 최저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저출산의 지속기간 면에 있어서도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21년간 1.3명 미만의 초저출산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인구구조 고령화 역시 가파른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중은 2022년 기준 전체 인구의 17.5%이며 2025년에는 20.3%로 초고령사회(고령인구비중 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8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약 7년만으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

보고서는 출산율 하락의 주요 원인을 혼인율 하락, 고령화의 원인을 저출산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인구구조 변화가 계속 이어질 경우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위험이 클 것으로 봤는데, 효과적인 정책대응이 없어 인구감소가 가속화될 경우 우리나라 추세성장률은 2050년대에 68%의 확률로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출산율은 향후 우리 국민경제의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추세성장률이 0% 이하를 보일 가능성은 2050년 50.4%에서 2059년에는 79.0%로 점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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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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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청년, “불평등 심각…내 아이 나보다 못 살 것 같다”이에 보고서는 개인·시도·국가 단위로 나눠 초저출산의 원인을 분석하고, 결혼·출산 의향 관련 무작위 통제실험을 실시해 국내외 문헌 중 처음 적용했다. 특히, ‘경쟁압력’이 희망자녀수에 미치는 영향을 2000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처음 확인했다.

보고서는 “초저출산 문제는 결국 ‘청년’들이 체감하는 높은 ‘경쟁압력‘과 ’불안‘(고용, 주거, 양육에 대한 불안)과 관련 있으며 이것이 결혼과 출산의 연기와 포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먼저 청년에게 주어지는 경제적 자원의 핵심인 일자리를 보면 15~29세 고용률이 지난해 기준 46.6%로 과거보다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OECD 평균(54.6%)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근로소득 증가세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반면 부채는 급증했다. 총부채 수준을 2000년도가 100이라고 했을 때, 2020년 기준 20~40세 총부채지수는 469.0으로 41~55세(274.2), 56~65세(238.2)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는 청년층의 취업 준비기간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 졸업 후 첫 취업에 소요되는 기간은 크게 늘지 않았으나(10~11개월) 대학 졸업에 걸리는 기간은 취업준비를 위한 휴학이 늘면서 비교적 크게 증가했다(2007년 46개월→2022년 52개월, +6개월). 이에 따라 결혼 등 생애과정의 이행도 늦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25-39세 고용률을 보아도, 우리나라는 75.3%로 OECD 평균(87.4%) 대비 12.1%포인트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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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세계 40개국의 MZ세대(1983~2003년생) 총 2만3220명(한국 5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우려하는 사항 1,2위에 글로벌 MZ세대는 ▷생활비(32%) ▷기후변화·환경보호(24)를 꼽은 반면 한국 MZ세대는 ▷생활비(45%) ▷헬스케어·질병예방(25%)로 나타나 차이를 보였다. 재정상황과 관련한 물음에서도 한국(31%)은 글로벌(42%)보다 우려가 높았다.

또 전국 20~39세 청년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현재의 청년들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의 대물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며, 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신의 세대보다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84.9%는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평가했으며, 87.4%는 향후 10년도 사회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청년의 61.6%는 자신의 세대보다 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았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비판적 기대는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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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았으면 책임져야지” 의무감 높을수록 희망 자녀 적어경쟁압력, ‘먹고 살기 팍팍한 정도’가 심할수록 자녀 낳기를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경쟁압력을 측정한 후 실증분석한 결과, 경쟁압력 체감도가 높은 그룹의 평균 희망자녀수는 0.73명으로 체감도가 낮은 그룹의 평균 희망자녀수(0.87명)보다 16.1%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압력 측정 지표는 ▷나는 내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나는 남들보다 뒤쳐질까봐 불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원하는 것과 같은 것을 원하는 경쟁자들이 많다 ▷성공하기 위해선 서울이나 수도권에 살아야 한다 등으로 구성됐다.

보고서는 실험을 통해 주거비·교육비·의료비 중 가장 저출산을 유발하는지 분석에 나서기도 했다. 25-3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주거비·교육비·의료비를 연상하게 한 뒤 결혼의향과 희망 자녀수를 묻는 무작위통제실험을 실시한 결과 ‘주거비’ 그룹의 결혼의향은 43.2%로 여타 세 그룹(48.5%)보다 5.3%포인트 유의하게 낮았다.

보고서는 “주거비 처치에 따른 결혼의향 하락은 특히 주택가격이 높은 특별·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응답자에게서, 그리고 주택마련에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에게서 크게 나타나 예상과 부합했다”며 “자녀를 가질 의향이 있는 미혼자 및 기혼자(총 986명)의 희망자녀수를 보면 주거비 처치그룹은 1.54명으로 여타 세그룹(평균 1.64명) 대비 0.1명이 적었다”고 했다.

성인이 된 지 한참 지나서도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자녀를 어느 정도까지 지원해야 하는지 의무감의 정도도 결혼·출산율에 영향을 미쳤다. ‘고교졸업까지’의 결혼의향은 50.6%, ‘취업 때까지’ 47.4%, ‘혼인 또는 그 이후’ 43.7%로 지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결혼 의향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결과는 양육에 대한 부담감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본인이나 주변 경험에 비추어 아이 갖는 것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에 관해 물은 항목에서도 ’아이 양육 및 교육비용이 부담돼서‘라는 응답이 44.0%로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 16개 시도를 비교해 저출산 원인을 조사한 결과도 앞선 분석 내용과 맥을 같이 했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을 살펴보면 2022년 기준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은 1.12명인 반면 가장 낮은 서울시의 합계출산율은 0.59명에 불과해 시도별 편차가 컸다.

보고서는“실제로 높은 인구밀도는 유의하게 경쟁압력 체감도를 높이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시도별 합계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한 패널모형 분석결과에서도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실질전세가격지수가 높을수록, 실업률이 높을수록 합계출산율이 낮아지는 관계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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