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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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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쇄신 참여’ 요청한 카카오 노조 “회사가 활동 중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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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온·오프라인 활동 사전협의 촉구”

회사 공문에 노조 반발 “자율성 침해한 것”

경향신문

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언이 지난 4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아지트에서 인적 쇄신과 크루(직원)의 경영쇄신 참여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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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노조)가 사측이 공개적으로 노조의 활동 중단을 요구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노조는 6일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명의로 회사 측이 발송한 공문 내용을 공개했다. 공문에는 노조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온라인 사내 게시판에 회사 비판 취지의 게시글을 올리고, 회사 로비를 점거해 손팻말(피켓) 시위를 진행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모든 온·오프라인 형태의 시설과 장비, 장소를 사전 협의 없이 이용 등을 할 권한을 부여한 적 없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또 회사는 오프라인 조합활동이나 온라인 게시물 발행 시에는 반드시 회사와 사전에 협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카카오노조는 “모든 노조 활동에 대해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회사의 요구는 과도하다”며 “노조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요구”라고 비판했다.

카카오 단체협약에는 회사 전산망을 통해 전체 직원을 수신인으로 할 경우에만 사전에 협의한다고 돼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또 2018년 노조 설립 이후 지금까지 손팻말 시위 같은 활동에 대해 회사가 공개적으로 금지 요구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지난 5년간 조합 활동을 하면서 조합원 게시판에 수많은 글을 남겼지만, 게시 글에 대한 제한 요청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피켓 시위를 진행하자마자 홍 대표이사 명의로 발송된 첫 공식 답변이 침묵하라는 내용이라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 측은 “노사 단체협약에 명시된 사전 협의 절차를 지켜달라는 의미로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노조의 주장처럼 침묵하라는 취지는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앞서 노조는 최근 카카오 위기가 경영진 간 폭로전으로 비화하자 경영 쇄신에 노조를 참여시켜 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위해 지난 4일 김범수 창업자가 주재한 6차 비상경영회의에 맞춰 첫 시위에 나섰다. 노조는 “소수의 경영진에게 권한을 몰아주는 구조가 유지되면 변화는 불가하다”며 “창업자가 운영 중인 경영쇄신위원회에 일반 직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 지회장은 지난 4일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조활동을 하면서 5년간 한 번도 김범수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며 “(위기가) 이 정도쯤 되면 얘기할(대화할) 때도 된 것 같다는 생각을 과거부터 하고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카카오 내부 비리 의혹에 대해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폭로를 해오던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도 전날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경향신문

카카오가 카카오노조에 보낸 공문. 카카오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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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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