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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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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설비투자 효율화 위해 장비 재활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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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두고 고심하는 가운데 첨단 공정 전환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D램, 낸드플래시 등 주요 생산 품목의 공정 전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규 장비 도입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기존 장비와 부품을 재활용해 개량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내년도 설비투자에 대해 보수적인 집행을 큰 틀로 잡고 정해진 예산 안에서 선별적으로 투자를 효율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50%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극심한 불황에도 일부 과잉투자가 이뤄졌다는 판단 하에 내년부터는 설비투자 효율화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D램, 낸드플래시 모두 공정 전환을 진행하면서 설비투자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D램의 경우 기존 10나노 초중반대에서 10나노 초반대(1a, 1b) 비중을 높여야 하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300단대에 진입하면서 이에 맞는 새로운 장비 투입이 필요하다. 신규 장비를 도입하다 보면 설비투자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떠오르고 있는 대안은 기존 장비 재활용 및 개량 전략이다. 기존 장비의 부품을 신공정에 맞게 교체하고, 소프트웨어 개선 등으로 옵션을 추가하면 장비를 기존 수명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나노 초중반대에서 10나노 초반대로 D램 전환투자를 할 때,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장비에 한해선 부품 교체 및 옵션 추가 등으로 기존 장비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램, 낸드플래시 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 같은 장비 재활용 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다. D램이나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에서 활용하고 감가상각이 끝난 장비를 낸드플래시 공정 전환에 재활용하는 형태의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비 개량이나 재활용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전략이라기보다는 설비투자 효율화를 위해 해왔던 것이며, 과거에도 공정 스텝수를 늘리는 대신 기존 장비를 유지하는 전략과 신장비 도입을 통해 스텝수를 줄이는 전략 중 이익이 되는 방향을 선택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D램,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들에 대한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인공지능(AI) 수요와 함께 떠오르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대한 설비투자는 늘리기로 했다. 특히 HBM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실리콘관통전극(TSV) 관련 설비투자는 최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신규 설비투자 대부분은 HBM 생산능력 증대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와 HBM3E 모두 내년 캐파(생산능력)가 현 시점에서 이미 솔드아웃됐고, 이런 상황에서 고객들의 추가 수요 논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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