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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난민의 망명 천국’ 스웨덴, 10년 만에 북유럽 최악의 범죄 국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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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난민들 통합에 실패

이민자 중심 범죄조직만 50개

조직원 3만명인데 경찰은 1만명

28년간 난민 허용 주도한 좌파 총리

“한 나라에 2개의 현실 존재” 시인

2015년 9월 스웨덴은 시리아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16만3000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당시 인구 대비(對比)로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난민 허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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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테판 뢰벤 전 총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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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민당 좌파 정부의 스테판 뢰벤 총리는 “나의 유럽엔 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른 유럽국가들에게 스웨덴의 뒤를 따르라고 했다. ‘인도주의 수퍼파워’인 스웨덴은 지난 수십년 간 이렇게 ‘통 큰’ 난민 허용 정책을 펼친 결과, 인구 1050만 명 중 외국 태생이 200만 명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 외국 출신 이민자들의 사회 통합에 실패했고, 10년 전만 해도 북유럽에서 대표적으로 평화로운 국가였던 스웨덴은 현재 발칸 반도와 중동 출신의 이민자들이 주축이 된 총기와 마약 밀거래 범죄조직들이 저지르는 총기 살인 등 강력 범죄율이 유럽에서 알바니아 다음으로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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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총기 범죄 발생율(인구 10만 명 당)은 유럽에서 알바니아 다음으로 높으며, 발트해 3국을 비롯한 북유럽에선 두드러지게 높다.


작년 9월 스웨덴 법무부는 “부모가 모두 외국 이민자인 가정의 자녀가 부모가 스웨덴 태생인 가정의 자녀들보다 범죄율이 3.2배 높다”고 밝혔다. 또 같은 해 4월 당시 사민당 정부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는 “우리는 지금 한 나라에 살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며 적극적인 사회 통합 정책을 약속했지만, 사태는 악화됐다.

유럽의 보수 평론지인 ‘유러피언 컨서버티브(European Conservative)’는 지난 10월 “스웨덴은 파열(implosion) 직전에 있다”고 평했고, 최근 미국과 유럽의 여러 뉴스 매체는 스웨덴이 “갱스터들의 천국이 됐다”(데일리 텔레그래프) “갱들이 스웨덴의 평화적 이미지를 해친다”(BBC 방송) “유럽의 총기 살인 수도가 됐다”(월스트리트저널)고 전했다.

결국 이민자들의 범죄에 반발한 우파 포퓰리즘의 지지를 받아 작년 9월에 들어선 우파 연정(聯政)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중도우파 온건당 대표)는 지난 9월 말 “군을 동원해서 치안을 잡겠다”고 발표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유입된 난민 인구의 통합에 실패…범죄 집단 간 충돌의 온상 돼

올들어 지금까지 스웨덴에서 발생한 총기 범죄는 319건으로, 50명이 숨졌다. 이 밖에도 139건의 수류탄 투척,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대부분 이민자 범죄조직 간에 마약 밀거래 등을 둘러싼 세력 다툼과 보복 범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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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수도 스톡홀름 외곽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현장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전날 밤의 총격으로, 두 여성이 살해됐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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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범죄조직들은 18세 미만 청소년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을 악용해, 교육 수준이 낮고 빈곤에 허덕이는 어린 청소년들을 조직원으로 끌어들여 범죄에 동원한다. 전체 범죄자 중에서 18세 이하가 30%에 가깝다고 한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10월 15일 “13세, 14세 아이들이 스톡홀름 주변 숲에서 상대 조직에 의해 처형된다. 스웨덴은 물론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본 적이 없는 최악의 폭력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 스톡홀름과 말뫼, 웁살라, 예테보리 등 주요 도시에서 거의 매일 폭발 테러와 총기 살인 범죄가 발생한다.

스웨덴에서 작년에 총기 살인으로 숨진 희생자는 62명. 이는 한해 2만 명 이상이 총기 범죄로 살해(자살 제외)되는 미국에 비하면 인구 대비 10분의1 수준이지만, 유럽에선 가장 높다. 수도 스톡홀름의 인구 대비 총기 살인 건수는 런던의 30배 이상이라고 한다.

◇범죄집단 조직원 3만 명 vs. 경찰은 1만 명

스웨덴의 관대한 난민 정책은 지난 40년 중 좌파 사민당이 작년 9월까지 정권을 잡은 28년 동안 계속 됐고, 조직 범죄는 2014년부터 계속 증가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사실 이런 상황이 오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정부는 고의로 무시했고 정치적으로도 무지했다. 무책임한 이민 정책과 실패한 통합 정책 탓에 이 지경이 됐다”고 역대 사민당 정부의 실정(失政)을 비난했다.

하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법집행에 실제 동원할 수 있는 스웨덴 경찰력은 1만1000명에 불과하다. 반면에, 범죄조직 조직원들의 수는 3만 명에 달한다. 그래서 군을 동원하겠다고 했지만, 스웨덴 군 병력(현역)은 2만5000명 수준이고, 군의 전문성은 경찰 업무가 아니라 폭발물 제거 정도에 그친다.

많은 스웨덴 정치인은 정부나 스웨덴인 모두 ‘순진했다’고 말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했다. 이웃 덴마크가 이민자 범죄에 대해 20년 전부터 강력한 단속을 펼쳐 어느 정도 성공한 것과 달리, 스웨덴인들은 인간의 선(善)에 대해 순진한 믿음이 있었고, 사악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하는 데 늦었다는 것이다.

◇범죄집단이 학교ㆍ병원 사업까지 해

최대 50개 가량으로 파악되는 이들 범죄조직의 영향력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도 못할 정도다. 복지국가인 스웨덴에서도 2006~2014년 온건당(중도우파)이 정권을 잡았을 때에, 복지 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민영화 정책이 진행됐다.

범죄조직들은 이 틈을 타서 학교ㆍ병원ㆍ양로원 사업에 진출하며 합법적인 기업으로 위장했고, 각종 국제 밀거래를 통해 버는 수입의 배(倍)에 해당하는 약 60억 스웨덴크로나(약 7520억 원)의 수입을 이들 복지 사업과 사기를 통해 번다는 통계도 있다.

◇”국가로서의 기능 소멸할 것” 경고도

유러피언 컨서버티브는 “스웨덴은 앞으로 일관성 있는 국가로 존재하기 힘들게 되고 점차 여러 민족이 갈등하는 레바논이나 발칸 반도의 국가들처럼 될 것”이라며 “국가로서의 기능은 소멸하고 비(非)국가적인 요소들이 장악하는 영토들로 쪼개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웨덴 의회의 리카르드 욤스호프 법사위원장(극우파 스웨덴민주당)은 “이런 사태가 앞으로 20년 지속되면, 우리는 스웨덴을 잃고 나라는 잘게 쪼개질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그가 속한 스웨덴민주당은 나치즘과 백인 우월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과거엔 군소 정당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민자 범죄에 반발해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면서 작년 총선에서 349석 중에서 73석을 차지하며 제2당으로 도약했다. 최근 에리크 테덴 스웨덴중앙은행(Riksbank) 총재는 “범죄가 계속 증가하면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 떨어져, 경제도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극우 스웨덴민주당 “동화되지 못한 난민, 추방해야”

스웨덴민주당(SD) 대표인 임미 오케손은 10월31일 일간지 엑스프레션 기고를 통해 “소말리아ㆍ시리아ㆍ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들은 스웨덴 사회에 통합되지도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도 높다”며 “스웨덴에 살면서 스웨덴어도 할 줄 모르고 범죄만 저질러 스웨덴 시민권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이들은 시민권을 박탈해서 추방해야 하며 이슬람화하는 것과도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스웨덴 사회의 우경화 분위기를 방증(傍證)하듯이, 올해 스웨덴 접수된 망명 신청 건수도 전년 대비 27%가 줄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럽연합(EU) 27개국에 대한 망명 신청 건수는 30% 늘었다.

[이철민 국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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