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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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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팬데믹! 가짜뉴스] ⑭ 여야 '근절하자' 한목소리…'어떻게'엔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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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방통위, 적극 규제해야" 野 "정부, 가짜뉴스 자의적 판단 말아야"

국회 과방위엔 '가짜뉴스 방지법' 수두룩…입법 논의 진전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한주홍 기자 = 총선 4개월여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가짜뉴스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근소한 표 차이로 당선과 낙선의 운명이 뒤바뀔 수 있는 총선이다 보니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에 여야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정부의 언론 규제를 두고 여야가 다른 접근을 보이면서 국회에서 관련 입법 논의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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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같은 뉴스 다른 해석…가짜뉴스란?

정치권에서는 가짜뉴스를 사실을 왜곡한 뉴스 형태의 허위조작정보로 규정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악'으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보도에서는 진영 논리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대선 전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기사다.

뉴스타파는 '2011년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게 커피를 타 주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보도를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해 악의적으로 거짓을 보도한 전형적인 가짜뉴스로 보고 있다.

뉴스타파 기사를 인용 보도한 방송사도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짜뉴스 유포에 가담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뉴스타파 보도에 대한 정부·여당의 가짜뉴스 공세가 국면 전환을 위해 악의적으로 짠 프레임이라고 보고 있다. 진보매체의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로 매도하고 있다는 반박이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뉴스타파 보도 논란이 불거진 지난 9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여당, 검찰 등이 한통속이 돼 야당은 물론이거니와 정권의 비판적인 언론만을 골라 마녀사냥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의 '몸통'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거론하는 언론 기사가 가짜뉴스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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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류희림 방심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겸 방송심의소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심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3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방송소위에서는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 인용 보도와 관련해 KBS, SBS, YTN, JTBC 제작진의 의견진술을 듣는다. MBC는 의견진술 출석 연기를 요청했다. 2023.9.19 nowwego@yna.co.kr



◇ 여당일 땐 가짜뉴스 규제 강화…야당 되면 소극적

국민의힘은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와 유포하는 포털에 대해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송사의 재허가·재승인을 심사하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 보도 뉴스를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언론사들의 가짜뉴스에 엄정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전까지 정부가 자의적으로 가짜뉴스를 판단하고 행정 처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방심위가 운영하는 '가짜뉴스 신속심의 센터'의 인터넷 뉴스 심의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법률 보완부터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방심위가 인터넷 신문에 대한 심의 권한이 없음에도 불법적으로 심의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는 국민의힘이 규제 강화를, 민주당이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지만 여야는 집권 여부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였던 2018년에는 정부와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가짜뉴스 근절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전 총리는 2018년 10월 "가짜뉴스야말로 사회의 공적"이라며 "계획적·조직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람은 의법처리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정권은 가짜뉴스 규제에 손을 떼야 한다"며 정부와 민주당이 언론 환경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이중성의 배경으로는 여야 모두 방통위의 가짜뉴스 규제를 통해 집권 정당에 유리한 언론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야당일 때는 방통위의' 적극 행정'을 원하지 않게 되면서 정치권에서 여야 합의된 가짜뉴스 대응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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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전체회의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장제원 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3.11.1 xyz@yna.co.kr



◇ 쌓여가는 가짜뉴스 법안…논의는 지지부진

9일 기준 여야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가짜뉴스 방지법'이 국회에 발의된 것은 그만큼 정치권이 가짜뉴스 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는 여러 관련법안이 계류돼있지만, 정작 심사에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9월 당론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을 방지할 의무와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책임자 지정 의무 등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매크로(자동입력반복)를 통한 허위 조작 정보 게재 행위 금지, 기사 배열 알고리즘을 소관 부처 및 소관 상임위에 제출 등의 포털 규제 조항도 포함됐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지난달 가짜뉴스 생산자를 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는 허위 내용의 정보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 서영교·김종민·윤영찬·정필모 의원이 각각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4건도 현재 과방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에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삭제 요구권과 반론요구권을 통한 표현의 자유 확대, 독립적인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 설치, 고의적 허위 사실 유포의 경우 손해배상 청구 가능 조항 등이 포함됐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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