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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 등 국내 핀테크 업체들이 자체적인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활용해 사업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금융거래 등을 중심으로 한 대형 금융사의 신용평가 모델에 비해 비금융정보를 분석틀에 좀 더 넣은 것이 특징인데, 이 모델을 활용하면 거래 이력이 부족한 중·저신용자 등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핀테크 업체들이 향후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더 정교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다,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은 자체적인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확충하고 있거나 새롭게 만들 예정이다.
네이버페이는 NICE평가정보와 신용평가 모델인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만들고, 이를 다른 금융사에도 적용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네이버페이 스코어는 대출과 예금을 비롯한 금융거래에서 발생하는 금융정보뿐만 아니라 네이버페이에서의 결제·송금·거래 이력 등도 보조 지표로 활용한다.
네이버페이는 이미 자사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사업자 대출을 진행 중이다. 사업자 대출에서 상환능력을 평가할 때 쇼핑몰인 스마트스토어에서의 해당 업체 매출과 재구매율 등 실적 요소를 가미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이런 비금융적 요소를 반영하자 신용등급이 상승해 기존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게 되는 사업자가 절반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규모가 작고 업력이 짧아 대출을 받기 어려운 온라인 사업자들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통해 신용등급이 올라 혜택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직까지는 사업자 한정이지만, 현재 개인에게 적용하기 위해 다수 금융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출 중개 플랫폼인 핀다는 대형 개인신용평가사와 함께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내년 초 공개할 예정이다. 핀다는 지난 7월 상권 분석 플랫폼인 '오픈업'을 인수해 1억1000만개 매장의 매출 데이터를 확보했다. 인공지능 학습 모델 등을 활용해 사업장의 6개월 뒤 기대 매출까지 분석할 수 있는데, 지난달부터는 케이뱅크에서 운영하는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에 해당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핀다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 거래에선 보조 지표들이 필요하다"며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중·저신용자를 선별할 수 있는 대안평가가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핀테크 업체들이 공들이고 있는 대안신용평가 모델은 금융정보뿐 아니라 다른 요소들도 활용해 고객 신용도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금융정보만으론 대출이 힘든 차주도 비금융정보와 결합하면 신용등급이 올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반대로 기존 신용평가로 걸러내지 못했던 부실 차주를 발견해 연체 가능성을 줄일 수도 있다. 업계에선 그간 금융 이력이 부족했던 주부·자영업자·청년 등 '신파일러'가 새로운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에선 기존 대안평가 모델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개발한 '카카오뱅크 스코어'에 새로운 비금융정보를 더하고 있다. 최근엔 데이터 활용 기관에 '예스24'를 추가해 도서 구매 이력 등을 비금융정보로 활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엔 기존 개인신용평가사 모델에서 '대출 거절' 수준인 중·저신용자 10명 중 1명꼴로 우량 중·저신용자로 선별됐다. 토스뱅크도 중·저신용자의 실질소득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금리를 제공한다.
가령 장기간 보험 계약이 있을 경우 가산점을 부여하는 식이다.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중·저신용자 가운데 약 10만명을 고신용자로 재평가해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기도 했다.
향후 차별화된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한다면 개인신용평가(CB)업에서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금융사들이 핀테크 업체의 모델을 적용해 신용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CB업은 금융위원회에서 인가를 받으면 영위할 수 있다"며 "추후 CB업 진출 가능성도 검토한 바 있다"고 밝혔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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