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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노숙자 쉼터 마련하기, 캐나다 주정부들 "바쁘다 바빠!"[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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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한 노숙자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 앤젤레스의 도로 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2023.11.23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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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2020년 이후 밴쿠버와 서리와 같은 일부 대도시에서 노숙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BC의 노숙자 서비스 협회(HASBC)가 5일(현지시기간) 발표한 2023년 노숙자 인구 조사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밴쿠버 전역에서 노숙을 경험한 사람은 4821명으로 2020년의 3634명에 비해 무려 32%나 증가했다. 18년 전 처음으로 노숙인 인구를 조사한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이번 노숙자 인구 조사는 팬더믹 이후 처음으로 진행됐으며, 조사에 응답한 노숙자의 15%는 코로나19 사태가 노숙을 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한 노숙자들이 집을 잃게 된 원인은 부족한 수입(35%), 약물복용 문제(24%), 정신건강 문제(16%) 순이었다.

노숙자의 문제는 겨울이 되면서 더 심각해진다. 캐나다의 겨울은 한낮에도 늘 영하권의 기온으로 떨어져 있고, 노숙자들이 밖에서 생활하기에는 불가능한 날씨가 겨울내 이어진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노숙자를 보호하기 위해 각 주에서는 노숙자 임시보호소를 마련하기 바쁘다.

토론토시는 노숙자들을 위한 난방 센터 세 곳을 개방했다. 최근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져 노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우려해 지난달 19일 문을 열어 추위가 끝나기 전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이 센터들은 노숙자에게 간식, 휴식 공간, 화장실 등을 제공하며 난방 센터 자리가 만석일 경우 현장 직원이 나서 대체 공간으로 안내해 준다.

뉴브런즈윅주(州) 세인트 스티븐 의회는 지난 4일 뉴브런즈윅 정부의 노숙자 위기에 대한 대응 부족을 비난하며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우선 지역 비영리 단체인 네이버후드 웍스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게 됐다. 이 쉼터는 규제 제약으로 인해 수면을 이용할 수는 없지만 따뜻한 음료와 약간의 음식으로부터 휴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비상 상태를 선포한 만큼 뉴브런즈윅주는 이 서비스는 단기적인 해결책이며 지방자치 단체는 여전히 완전한 보호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바스코샤 주 정부도 노숙 생활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최근 보호소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트레버 부드로 지역사회 서비스 장관은 목요일 핼리팩스에서 열린 각료 회의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확실히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문을 연 다트머스의 전 세인트 폴 교회에 있는 50개의 침대를 갖춘 보호소가 이번 주말부터 50개의 침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또한 자원봉사자 그룹이 리팩스 시내 외부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겨울에 건조하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얼음낚시 대피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의 노숙자 문제는 이제 겨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캐나다 전역의 사회 문제다. 하지만 특히 겨울이 되면 얼어 죽는 노숙자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은 대책이 세워지고 비상 사태로 이어진다.

많은 주에서 지방 자치 단체와 주민들, 그리고 시민 단체 회원들의 의견이 조율이 안 될 때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노숙자 문제를 함께 껴안고 가야 할 문제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9월 캘거리 시의회가 노숙자 가족을 위한 긴급 임시 주택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현장 주변 지역 사회의 반발에 대해 묻는 질문에 시의회와 시민 단체들은 "모든 사람은 집을 가질 자격이 있다. 주택은 인권"이라며 "노숙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 보호소에서 자고 있는 아이를 생각하고 싶지 않다면, 주택 가격이 저렴해지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zziobe10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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