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원욱 “혐오단어 됐음을 자인한 것”
국힘 정미경 “이재명에 안쓴단 약속 먼저 받으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이 2023년 9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소식에 슬퍼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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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자가 스스로 만든 ‘개딸’ 단어의 파기를 선언하고, 해당 단어를 쓰는 언론에 대해 “선동 언론으로 낙인찍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동안 이 대표가 지지자들을 상대로 ‘개딸’ 표현을 썼던 사례들이 재조명됐다.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개설자 ‘명튜브’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 9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개딸이라는 명칭을 공식 파기한다”며 “앞으로는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지지자로 명명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지구상에 있지도 않은 ‘개딸’이란 기사 제목 및 내용으로 우리 민주당원을 매도한다면 마치 ‘폭도’라는 프레임을 걸어 광주를 잔혹하게 포격했던 전두환처럼 허위, 날조, 선동하는 기사와 기자로 확인하고 낙인찍겠다”고 했다.
이 청원은 11일 오후 2시 기준 18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게시 후 30일간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민주당은 답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지난해 3월 대선 패배 후 지지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
‘개딸’은 지난해 3월 이 대표가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지지자들이 인터넷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을 열고 스스로를 지칭한 신조어다. ‘개혁의 딸’의 줄임말이라고 했다.
당시 지지자들은 외부 활동을 접었던 이 대표에게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에 대해 이 대표는 이런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 개딸님 진심으로 고마워요. 사랑합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재명이네 마을에서 이른바 ‘이장’직을 맡으면서는 “개딸, 개삼촌, 개이모, 개언니, 개형 그리고 개혁동지와 당원동지 시민 여러분 모두 모두 깊이 사랑한다”는 글을 남겼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지난해 5월에는 재명이네 마을 서포터스와의 미팅에서 “우리가 큰 대세를 만들고 있다.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라며 “세계사적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참 많은 우리 개딸, 양아들, 개이모, 개삼촌, 심지어 개할머니까지 함께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난다”고 했다. 이어 “전에는 대중이 열패감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행동해서 세상을 뒤집는 일까지 해냈다”고 했다.
지난해 5월 14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 서포터즈와의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채널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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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용어 파기 선언과 언론을 향한 적대적 발언에 대해, 친명계 외부에선 냉소적 반응이 나왔다.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11일 YTN ‘뉴스앤이슈’에서 “개딸을 맨 처음에 쓴 사람이 누구냐. 개딸이라고 계속 쓴 사람들은 또 누구냐”며 “이걸 지금 쓰지 말자는 건 스스로한테 이야기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우리가 반성하고 있으니 이제 앞으로 쓰지 말아 달라고 하면 이해가 된다”며 “마치 자기네들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언론을 지적하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개딸이라고 얘기했으니까 이 대표부터 안 쓰겠다,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게 맞다”고 했다.
비명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개딸 명칭은 그들이 만들었고 이 대표가 힘을 강화하려고 노력했다”며 “본인들도 국민 혐오 단어가 된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용어보다는 태도가 문제”라며 “개딸과 강성 유튜브와의 단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이 대표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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