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전반, GMP 시설에서 임상용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임상 등급의 중뇌 특이적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생산(분화)했다. 그 후 생산 제품에 대해 QC를 거치고 대규모 비임상 시험을 수행했다. 비임상 시험으로는 유효성 시험, 안전성 시험이 있고 안전성 시험으로는 독성 시험, 체내 분포시험, 종양원성 시험 등이 있다. 유효성을 보이는 이식 세포수를 결정하기 위해 세포 용량 범위 설정 시험을 수행했다. 이러한 비임상 시험 자료와 QC 등 품질 자료 그리고 임상 프로토콜 등을 모두 식약처에 제출해 파킨슨병 세포치료제에 대한 임상 승인을 받았다. 현재 이 세포를 가지고 세브란스병원에서 파킨슨병 환자 대상 임상 시험 중이다. 그래픽=세브란스 제공 |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대규모 비임상 동물시험에서 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 제조한 고수율 임상 등급 도파민 세포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돼 파킨슨병 증상 완화를 넘어 근본적인 세포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팀(박상현 박사, 박찬욱 대학원생)과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조명수 연구소장, 엄장현 수석 연구원, 고려대 김대성 교수 공동 연구팀은 임상용 배아줄기세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고수율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대량 생산법을 개발하고 대규모 비임상 동물 시험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셀(Cell)에서 발행하는 줄기세포 최고 권위 저널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IF 23.9)에 게재됐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신경질환으로, 중뇌(中腦)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현재까지의 치료법은 약물이나 수술로 부족한 도파민을 대체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도파민 신경세포가 지속적으로 사멸하는 것은 막을 수 없기에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될 수가 없다.
최근에는 이러한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배아줄기세포나 역분화줄기세포(iPSC)로부터 중뇌 특이적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만들어 뇌 속에 넣어 죽은 도파민 세포를 대체해주는 세포대체치료(cell replacement therapy)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임상용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미국, 유럽팀들과 경쟁 중이다. 이러한 팀들은 도파민 세포를 제조하는 과정의 분화 신호를 조절하는데 저분자 물질(chemical compound)과 재조합 단백질(recombinant protein)을 섞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팀은 세포 투과가 용이한 저분자 물질만을 사용해 정밀한 분화 신호 조절에 성공함으로써 미국, 유럽 대비 보다 높은 수율의 도파민 전구세포를 제조할 수 있었다.
본 연구팀의 LMX1A/B+FOXA2+ 마커 기준 수율(순도)은 약 99.57%였고, 미국팀은 FOXA2+ 마커 기준 약 90.1~94.4%, 유럽팀은 LMX1A/B+FOXA2+ 마커 기준 약 90.4%–92.5% 였다.
또 연구팀은 다른 팀들의 2차원 분화법과 다르게 3차원으로 도파민 세포를 분화시켜 대량 생산하는 방법도 개발해 1회 분화로 파킨슨 환자 약 25만명 정도 치료 가능한 양인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약 3.18조개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러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는 엄격한 제조 및 관리 기준(GMP) 아래 제조 전 과정에서 임상 등급 원자재를 사용해 생산했으며 철저한 품질 평가(QC)를 거친 후 유효성 및 안전성 시험을 이어갔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동물 모델 쥐(rat)에서 대규모 유효성 시험을 수행했다. 이식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는 성공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TH-양성세포)로 성숙했으며 암페타민(amphetamine)을 이용한 회전 시험에서 16주 후 회전 행동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는 도파민 세포 이식을 통한 기능 회복을 나타내는 중요한 징후이다.
또 PET-CT를 이용해 이식 후 도파민 세포의 기능을 분석했을 때 이식한 세포가 장기적으로 뇌에 생착해 도파민을 생성했다.
이와 함께 파킨슨병 동물 모델 쥐에서 이식세포 수(5000개, 1만개, 2만 5000개, 10만개)에 따른 행동평가를 수행한 결과, 1만개를 이식한 그룹부터 유효성이 나타났으며 이는 임상 시 사람에게 이식할 저용량 세포수인 315만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안전성 시험은 독성, 체내 분포 및 종양생성 여부 등으로 나눠 대규모로 면역 부전 쥐(rat)에서 수행됐다. 약 1년까지 장기간 수행된 종양원성시험에서 순수 도파민 세포로만 이뤄진 그룹에서는 종양 형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체내 분포시험에서도 이식 뇌 부위에만 세포가 존재하고 있었고 독성시험에서도 특이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 책임자인 김동욱 교수는 "이러한 비임상 시험 결과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파킨슨병 환자 대상 1/2a 임상 승인을 받았고, 순조롭게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하고 효능이 뛰어난 혁신적이고 근본적인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한편, 지금까지 배아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세포 이용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임상시험은 미국에서만 진행되고 있었으나 본 연구팀이 아시아 최초로 임상시험을 시도하고 있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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