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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LH 임직원 투기 논란

“사업성 보장돼야 공공주택 사업 추진”…‘LH 혁신안’에 건설업계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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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이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LH 혁신 및 건설 카르텔 혁파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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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2일 내놓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방안’은 민간건설사에 공공주택 직접 시행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LH가 독점해온 공공주택 시행사업에 민간 참여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한편,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LH 혁신의 첫번째는 민간 건설사도 공공주택을 직접 시행할 수 있도록 공공주택 공급 구조를 LH와 민간의 경쟁 체제로 재편하는 것이다. 현재는 LH가 시행하는 아파트의 공사만 민간 건설사가 맡거나 공동으로 시행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민간 건설사가 단독 시행할 수 있는 공급 유형도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지금껏 독점적 지위에 있던 LH가 품질과 가격 경쟁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해 자체 혁신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공공택지를 확보해 주택사업을 주로 해온 A건설사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시행·시공을 통한 적정마진이 보장된다면 공공주택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내용 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B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건설사들이 도급계약을 통해 공공주택 시공을 맡고 있는데, LH의 공사비 단가 책정 등에 불만이 있는 상황”이라며 “공공주택의 경우 분양가도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어 민간건설사가 사업에 참여할 유인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공공임대와 같은 주거복지 사업에는 사실상 민간이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손해를 감수하고 공공사업에 뛰어들 민간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가 이하로 택지를 매각하고, 주택기금을 통해 저리 융자를 해주면 민간사업자의 사업성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방 공공택지에서 미분양이 나면 LH가 환매 확약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LH 혁신안은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의 후속 대책 일환이다. 국토부는 조달청과 국토안전관리원에 각각 설계·시공 업체와 감리 업체의 선정권한을 이관하고 전관의 영향력을 원천 차단하기로 하는 한편, 공공주택의 안전, 품질 검증 강화를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안전 강화를 위해 도입한 수많은 검증 체계가 오히려 민간건설사의 참여를 제한하고, 분양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택관련 기관의 한 임원은 “점검 절차의 확대로 공기 지연, 원가 상승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고금리,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주택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라며 “원가 절감이 관건인 공공주택 사업에 당장 참여하려는 대형건설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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