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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뉴욕증시 연일 고공행진 … 시장은 '조기 금리인하'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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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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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상관없이 증시가 나흘 연속 랠리를 이어가는 것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언제쯤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금리 인하를 결정하게 될 이유도 초미의 관심사다.

물가 둔화를 이유로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골디락스' 장세로 주식과 채권 동반 강세장이 펼쳐질 수 있지만, 경기 침체를 이유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주식과 하이일드 채권 등 위험자산 시장은 충격을 받고 안전자산인 국채, 금 등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금리 인하라도 이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금융 시장에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블룸버그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연준은 내년에 두 번, 2025년에 다섯 번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 조사에서 경제학자들 중 약 4분의 3은 '물가 상승 둔화'를 이유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봤지만, 28%는 '경기 침체 시작'을 이유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낙관론이 우세한 셈이다.

이날 정부 주요 인사들도 물가 둔화와 큰 침체 없이 연착륙을 자신하는 발언을 내놔 낙관론에 힘을 실어줬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의미 있게 내려오고 있다"면서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옐런 장관 말대로 지난 8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미국 1년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12월 3.1%(예비치)로 2021년 3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2.8%로 전월(3.2%)보다 내려 2%대에 진입했다.

반면 고용 시장은 서서히 냉각되면서도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미국 노동부가 8일 공개한 11월 미국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전월 대비 19만9000건 늘어 전망치(18만건)를 넘어섰다. 실업률도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린 3.7%를 기록해 고금리에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준 부의장을 역임한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미국 경제에 대해 "성장은 강하고 인플레이션은 둔화됐으며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4%로 내려오는 동안 실업률은 22개월 연속 4% 미만 수준에 머물렀고, 경제도 최근 1년간 3%대 성장률을 보였다"며 큰 경기 침체 없이 물가를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시장은 '연중 최고' 기록을 썼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48% 오른 3만6577.94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46% 상승한 4643.70, 나스닥지수는 0.70% 뛴 1만4533.40에 장을 마감했다. 3대 주요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이달 FOMC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점도표를 해석하느라 분주하다. 연준이 내년과 2025년에 언제 얼마나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판단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시장은 미리 축포를 터트렸지만 내년 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롭 월드너 인베스코 수석전략가는 "미국 경제는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사라지는 환경에 있다"며 "연준은 내년 기준금리를 천천히 인하하거나 빠르게 인하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 '내년 1분기 금리 인하설'까지 나온 가운데, 시장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연준보다 과하게 앞서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스티븐 스탠리 산탄데르은행 유에스캐피털마켓 수석경제학자는 "조기 금리 인하를 둘러싼 시장의 낙관론은 시기상조"라며 "작년보다 인플레이션은 나아졌지만 아직 2% 수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3일 오전 FOMC 회의 전에 공개된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망치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이며 공급 측면에서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확인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PPI는 전월 대비 0%, 전년 대비로는 0.9% 상승하며 각각 예상치(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1%)를 하회했다. 근원 PPI 상승률도 이날 전월과 전년 대비 모두 기대치를 하회한 0%, 2%를 기록하면서 전날 발표된 CPI에 이어 종합적으로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갑성 기자 /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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