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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참사’ 子사망 7년간 몰랐던 친모…대법 “국가배상 3.7억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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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이후 연락 안한 친모…7년 뒤 사망소식

1심 “소멸시효 만료”·2심 “소멸시효 유효”

대법 “친모 위자료 만료…아들 상속분 유효”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세월호 참사로 아들이 사망한 지 7년 만에 사망 사실을 인지하고 국가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한 친모에게 3억7000만원 가량의 위자료가 인정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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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9주기인 지난 4월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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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4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A군의 친모 B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국가가 B씨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원심 결정을 일부 인용했다. 다만 위자료 4억원을 인정한 원심과 달리 아들 몫으로 나온 위자료 3억7000만원만 인정하고 친모가 청구한 3000만원은 인정하지 않아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B씨는 2000년 남편과 이혼한 이후 A군과 별다른 교류를 하지 않고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이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사망했지만 부친은 B씨에게 A군의 사망 사실을 전하지 않았다.

이후 2021년 1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B씨가 세월호 참사 국민성금을 수령하지 않은 사실을 파악하고 전화를 걸어 A군의 사망소식을 전했고 B씨는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B씨는 직원에게 격앙된 상태로 ‘A군이 세월호 참사 때문에 죽은 것이 맞냐’, ‘단원고를 다녔었냐’는 등의 질문을 하고 눈물을 많이 흘려 대화가 어려울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소멸시효 만료를 이유로 B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국가 공무원들의 세월호 참사 당시 직무상 위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돼 소멸했다”고 판시했다. 민법상 손해배상 소멸시효는 3년인데 세월호 참사로부터 7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B씨가 A군의 사망을 알게 된 시점이 2021년이므로 소멸시효는 해당 연도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재판부는 “국가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공무원의 직무집행상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인한 A군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함으로써 B씨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조사위원회의 전화를 통해 A군의 사망을 알게 된 2021년 1월 25일이 B씨가 손해를 인지한 날이므로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단은 사망한 아들이 상속한 위자료채권(3억7000만원)은 인정하지만 친모 고유의 위자료채권 3000만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친모 고유의 위자료 채권에 대해 “국가재정법 96조에 따르면 5년간 배상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가 소멸한다”며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했을 때 공무원의 업무상과실치사죄의 확점시점(2015년 11월 27일)로부터 가산하더라도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아들의 상속분 3억7000만원에 대해서는 민법 181조(상속인의 확정)에 따라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해당 법 조항에 따르면 사망자의 위자료채권 등은 상속재산에 속한 권리로 상속인이 확정된 때로부터 6개월 간 소멸시효가 정지되는데 친모가 아들의 사망사실을 알게 된 2021년 1월 25일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6개월이 지났지 않았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주장이 법률상 주장으로서 법원의 직권판단사항임을 재확인했다”며 “민법 181조 ‘상속인의 확정’에 ‘상속 승인 등에 의해 상속의 효과가 확정된 경우’도 포함된다는 점을 최초로 확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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