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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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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스토킹 살해 30대 "사형 선고해달라"...검찰도 사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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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남성 "돌이킬 수 없는 잘못 저질러"
검찰, 보복살인죄 추가 공소장 변경 신청
한국일보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A씨가 지난 7월 28일 오전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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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스토킹하고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인천지검은 15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류호중)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한 A(30)씨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지속적 스토킹 과정에서 법원의 잠정 조치를 위반해 출근길 피해자를 찾아가 잔혹하게 살해한 계획 범죄"라며 "엄마, 딸이자 유능한 커리어 우먼이었던 피해자의 어린 자녀 등 가족들이 지금까지도 고통받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 죄명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보복살인죄는 형법상 일반 살인죄에 비해 형량이 더 무겁다. 다만 검찰은 보복살인 혐의가 무죄로 나올 경우에 대비해 예비로 일반 살인죄도 함께 적용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사형을 선고해 죗값을 치르게 해달라"며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A씨가 최후진술 도중 피해자 B씨의 딸 이름을 여러 차례 부르자 B씨 유족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A씨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3분쯤 인천 남동구 논현동 아파트 복도에서 "살려달라"는 전 여자친구인 B(37)씨의 가슴과 등 부위를 흉기로 1차례씩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을 막으려던 B씨의 60대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양손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당시 인천지법으로부터 B씨에 대한 접근금지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앞서 B씨는 6월 2일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A씨를 고소했다. 이후 경찰 조사를 받던 A씨는 같은 달 9일 B씨 집을 찾아갔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당일 석방됐다. 피해자는 A씨가 석방된 날, 1주일 전 고소한 사건을 취하하면서도 현행범으로 체포된 혐의에 대해선 처벌해달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계속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지난 6월 10일 B씨를 보호하기 위해 잠정조치를 신청했고, 검찰 청구를 거쳐 법원은 A씨에게 B씨에 대한 100m 이내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제한하는 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A씨는 이를 어기고 범행을 저질렀다.

앞서 피해자 B씨는 A씨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교제 중이던 지난 2월에도 한 차례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한 적이 있었다. A씨는 지난 5월 B씨로부터 “그만 만나자”고 이별 통보를 받았으나, 계속 주변을 서성이면서 연락했다. 그는 살인 범행 4일 전인 7월 13일부터는 매일 B씨 집 앞을 찾아가는 등 6월 2일부터 살인 범행 당일까지 7차례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자해를 시도한 A씨는 범행 일주일 만에 퇴원했고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에서 “B씨가 헤어지자고 하고 무시해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숨진 B씨의 여섯 살 딸은 현재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트라우마) 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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