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내비친 통화완화 메시지가 내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강화하면서 증시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코스피는 3개월 만에 2,560선 위로 올라섰으며 시장 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뚜렷해졌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연말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 급등으로 인한 부담이 누적된 상태여서 상승 탄력을 키우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5일 2,563.56으로 1주일 전인 지난 8일(2,517.85)보다 1.81% 오르며 주간 기준 7주 연속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기계(5.69%), 섬유의복(4.95%), 통신(2.55%), 화학(2.25%), 전기전자(2.16%), 운수장비(2.04%), 운수창고(2.03%), 제조업(1.85%), 서비스(1.84%), 유통(1.84%), 금융(1.80%), 증권(1.42%), 철강금속(1.23%), 보험(1.02%) 등 다수가 올랐다.
반면 의료정밀(-4.12%), 종이목재(-1.83%), 비금속광물(-1.13%), 건설(-1.11%), 의약품(-1.08%), 전기가스(-0.26%)는 내렸다.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기타외국인 포함)는 1조4천185억원, 기관은 1조8천62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3조3천85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362억원, 1천59억원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1천25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838.31로 한 주간 0.95% 올라 7주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코스피도 환율도 오르고 |
미 연준은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뜻밖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메시지로 시장을 달궜다.
연준은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4.6%로 지난 9월 전망치(5.1%)보다 0.5%포인트 낮췄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5.25∼5.50%) 감안 시 내년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금리인하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초 내년 하반기로 예상했던 금리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낙관론을 확산시켰다.
특히 앞서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했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해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었다는 반응 낳았다.
이런 가운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 37,000선을 돌파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연고점을 넘어섰다. 반면 한때 5%를 넘보던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4개월 만에 다시 3.9%대로 내려갔다.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를 불러왔다. 이와 함께 국내 주식은 물론 채권,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7개월 만에 3.2%대로 떨어졌으며, 원/달러 환율은 1,310원대에서 1,290원대로 내려섰다.
그러나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성급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내년 하반기에서 내년 3월로 갈수록 앞당겨지는 미국 금리인하 전망은 연준의 실제 반응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금리인하는 현재 연준의 논의 주제가 아니라고 파월 의장의 이틀 전 발언에서 후퇴한 해명을 내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스탠스 전환은 이미 11월 초부터 선반영돼 왔다고 볼 수 있고 이번 12월 FOMC는 그것을 강하게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11월 초부터 자산 시장의 강세 현상이 이미 한 달 반 정도도 강하게 진행된 상황에서 단기 과열 징후가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 원/달러 환율 상승 마감 |
이번 주(18~22일) 증시는 큰 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과열된 금리인하 기대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너무 빠르게 반영된 데다 연말 거래가 둔화되는 면이 있어서 주가지수는 현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는 2,540~2,600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FOMC 회의는 워낙 좋게 해석할 여지가 많아 시장이 반등했지만 단기 이벤트"라며 "시장 금리를 더 낮출 이벤트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수 반등의 고점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업종별로 순환매가 돌면서 오를 주식들은 다 올랐기 때문에 지수가 상승 탄력을 높여가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인하 기대감은 일부 선반영돼 실적 개선 등의 추가 호재 없이 주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주 중요도가 높은 경제 지표 발표가 없고 연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주가지수는 횡보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를 2,450~2,580으로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9일(화) = 한국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미국 11월 주택 건축허가·착공건수
▲ 21일(목) = 한국 12월 1~20일 수출·11월 생산자물가지수, 미국 12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11월 기존주택판매
▲ 22일(금) = 미국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11월 내구재 주문·11월 신규주택판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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