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8 (수)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검찰총장 윤석열' 정직징계 취소…法 "추미애 위법 개입"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L] 1심 판결 뒤집혀

머니투데이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2023.12.11./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받은 정직 2개월 징계가 항소심에서 취소됐다. 징계 처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위법하게 개입했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윤 대통령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심준보·김종호·이승한)는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19일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를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원고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020년 11~12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징계 의결 절차가 위법했고 이에 따라 구체적인 징계 사유에 대해서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권자인 추미애 당시 장관이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장으로 1차 심의기일을 2020년 12월10일로 지정, 변경한 뒤 직무대리에게 징계위원장의 권한을 넘긴 것이 위법하다는 판단이다.

검사징계법에는 징계를 청구한 사람은 사건 심의에 관여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특히 "심의기일을 언제로 정할지는 방어권 행사에 필요한 시간의 확보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중대한 절차상 행위"라며 추 장관의 기일 지정이 위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추 전 장관이 징계 청구 후 1차 심의기일에 임박해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를 징계위원으로 신규 위촉하고 정 교수를 위원장 직무대리로 지정한 것도 적법절차의 원칙과 검사징계법에 어긋나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일부 위원에 대한 기피 신청과 관련해서는 '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위원 과반수 찬성'에 미달하는 3인 이하의 징계위원만 출석해 적법한 기각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런 상황에서 기피 신청을 받은 위원이 모두 참여해 징계 의결을 한 것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추 전 장관이 징계를 청구한 후 신규 위촉한 위원은 윤 대통령 사건에 대해선 적법한 재적 위원으로 볼 수 없어 '출석'으로 볼 수 없고 정 교수도 위원장 직무대리 자격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어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과반수 출석'이라는 심의 개시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검사징계위가 심재철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의 진술서를 징계 사유의 주요 증거로 삼고도 윤 대통령 측에 이를 반박할 증인심문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적법절차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검사징계법 일부 위헌, 징계기록·위원 명단 미제공에 따른 방어권 침해, 감찰 조사상 위법, 감찰 조사 없는 징계 청구라는 윤 대통령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부는 2020년 12월 당시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당시 징계 사유는 △대검의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이다.

윤 대통령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2021년 10월 1심 재판부는 정치적 중립 훼손을 제외한 3건이 모두 인정된다며 징계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심리는 지난해 4월 변론준비절차를 시작으로 올해 10월 최종변론까지 1년 6개월여간 이어졌다.

이날 항소심 선고 직후 윤 대통령의 변호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징계는 절차적 위법이 매우 컸고 내용도 정치권·권력과 결탁한 일부 부주의한 언론이 속았던 사건"이라며 "대한민국 사법부의 질서가 원활히 기능해 법치주의를 견고히 지켰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정권 교체 후 법무부가 재판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은 민사와 달리 법원이 직권 조사하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부와 사법 질서를 모욕하는 질 낮은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