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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취업과 일자리

취업 어려운데…오히려 기업 10곳 중 8곳 채용목표 못채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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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5곳 “지원자 중 적합한 인재 없어”


매경이코노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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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청년 대상 채용에 한파가 부는 가운데 올해 채용을 진행한 기업 10곳 중 8곳이 애초 계획한 충원 목표를 못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절반 이상은 내년 채용 규모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줄어들 것이라고 하면서 취업 고착화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12월 21일 사람인 HR연구소가 기업 31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채용결산과 2024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직원을 채용한 291개사의 80.4%가 연초 계획한 수준의 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다. 특히 26.8%는 충원 인원이 애초 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답했다. ‘50% 미만 충원 비중’을 기업 형태별로 보면 대기업이 30.8%로 가장 컸고 이어 중소기업(28.7%), 스타트업(25%), 중견기업(17%) 순이었다.

대표적인 이유로 ‘지원자 중 적합 인원 부족’(51.7%)이 과반으로 압도적이었다. 이밖에 ‘지원자 부족’(15.4%), ‘시장 불확실성으로 채용 보류’(13.2%), ‘채용 예산 부족 및 인건비 부담’(10.7%) 등이 꼽혔다.

내년 채용 인원 전망으로는 ‘올해와 비슷할 것’(43.2%)이라는 답변이 43.2%로 가장 많았다. 올해보다 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34.1%)이라고 답한 기업은 ‘늘어날 것’(22.7%)이라는 응답보다 더 많았다. 채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는 ‘실무 및 프로젝트 경험’(42.3%)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직 적합성’(24%), ‘역량 및 잠재성’(15.8%), ‘유관 경력 연차’(9.8%) 등도 평가 요소 순위권에 올랐다.

대학생 취업 준비에 평균 226만원 지출
기업이 채용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가운데 대학생들도 어려운 취업시장을 인식하고 있었다.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 운영사인 비누랩스가 발행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취업 편’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8명(80.1%)은 취업시장이 어렵다고 인식한다고 답했다. 향후 취업 시장에 대한 전망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도 78.7%로 높았다.

취업 시장이 어려운 이유(복수응답)로 ‘고스펙의 평준화’(69.9%), ‘실무 경험 요구’(62%), ‘중고 신입과 경쟁’(40.2%), ‘좋은 일자리의 부재’(39.7%) 등이 꼽혔다.

시장이 어려운 만큼 대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스펙 쌓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1학년 때 보유한 평균 스펙 수는 1.3개였다. 자격증(37.4%)이 가장 많았고 4학년이 되면 평균 보유 스펙은 2.9개가 된다. 자격증(66.3%), 어학점수(47.1%) 등이 주를 이뤘다. 이러한 스펙을 쌓기 위해 대학생활 4년동안 1인당 평균 226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1학년은 연평균 55만원을 지출했고 2학년 46만원, 3학년 60만원, 4학년 65만원 등이다.

자격증 응시료 8~9%↑...정부 지원은 한정적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스펙 쌓기에 분주해지고 있지만 취업 준비 비용은 나날이 오르고 있다. 특히 정기적 수입이 없는 취준생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된다.

실제 구직자가 체감하는 취업 준비 비용도 많이 들었다. 취업 콘텐츠 플랫폼 ‘캐치’가 청년 구직자 15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52%는 ‘전년도에 비해 취업 준비 비용이 늘었다’고 답했다. 월평균 취업 준비에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항목으로 ‘학원비, 온·오프라인 강의 수강료(37%), 카페, 스터디룸 등 공간 이용료(26%), ‘자격증 취득비용(15%)’ 등이 꼽혔다.

매경이코노미

토익스피킹 시험을 보고 있는 학생.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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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부분 기업이 필수로 요구하고 경력 관리에 필요한 자격증 응시료가 크게 올랐다. 취준생·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어학시험 중 하나인 토익(TOEIC) 응시료는 2021년 4만45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약 8% 올랐다. 지난 11월 기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3%를 기록할 때 응시료는 8~9% 오른 것이다. 이외에도 토익스피킹(7만7000원→8만4000원)과 오픽(7만8100원→8만4000원)도 지난해부터 비싸졌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올해 10월부터 기본과정(1만8000원→ 2만2000원), 심화 과정(2만2000원→2만7000원) 시험은 각 4000~5000원씩 올랐다.

정부는 내년부터 만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연 3회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료를 50% 감면해 청년 부담을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은 직장인과 취준생 등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학원 수강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센터가 등록된 과정만 국비로 지원하고 있어, 토익과 오픽 등 어학이나 한국사 등 일부 자격증 시험은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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