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코스피가 3개월 만에 2,600 고지를 탈환했다 내줬으나 조정폭은 미미하다.
고금리 부담에서 벗어난 뒤 이렇다 할 악재가 부각되지 않는 가운데 내년 글로벌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증시를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쌓이고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이지만 가열된 투자심리는 식을 줄 모른다.
추가 상승 시도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과열 경고음이 점차 커지고 있어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2일 2,599.51로 1주일 전인 지난 15일(2,563.56)보다 1.40% 오르며 주간 기준 8주 연속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11.06%), 의약품(4.89%), 기계(3.20%), 운수장비(2.36%), 제조업(2.01%), 전기전자(1.98%), 의료정밀(1.51%), 음식료품(1.39%), 종이목재(1.38%) 등이 오른 반면 전기가스(-2.69%), 건설(-2.12%), 서비스업(-1.57%), 통신(-1.32%) 등은 내렸다.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기타외국인 포함)는 4천191억원, 기관은 1조2천949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1조6천83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천633억원 순매수했으나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천644억원, 489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854.62로 한 주간 1.94% 올라 8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2,600선 아래로 내려간 코스피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던진 뜻밖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메시지로 인해, 당초 내년 하반기로 점쳐졌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내년 3월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감이 갈수록 강화되며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그 덕분에 금리인상 압박을 덜어낸 한국은행도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금리인하 기대가 성급하고 과도하다는 경계론도 적지 않지만, 낙관론이 팽배해진 시장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021년 말 기록한 역사적 고점을 이미 넘어섰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역사적 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8월(-2.89%), 9월(-3.56%), 10월(-7.58%) 3개월 연속 하락한 뒤 11월(11.29%), 12월(2.53% 22일 기준) 급반등하면서 연중 고점(8월1일 2,668.21)까지 108.70포인트(4.2%)를 남겨 놓은 상태다.
주식시장과 동반 랠리를 펼친 채권시장에서도 단기간 금리 낙폭이 과도해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계감이 고개를 든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0월 5%를 찍었으나 현재 3.8%대로 불과 두 달 새 120bp(1bp=0.01%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0월 4.1%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3.2%대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이미 커질 대로 커진 데다 시장에 선반영돼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민감도는 줄어든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물가 상승 둔화세를 재확인하며 금리인하 전망에 힘을 실었으나 미국 금융시장은 뚜렷한 반응 없이 혼조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가 이날 공개한 11월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2.6%로 2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특히 전달에 비해선 -0.1%로 3년 7개월 만에 처음 하락했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한 정부 조치는, 연말 과세 회피성 개인 매도 물량 부담을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증시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반등한 11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6조3천800억원, 12월 들어선 5조3천600만원을 순매도했다.
2,600선 내준 코스피 |
단기간 많이 오른 것 외엔 특별한 악재가 없어 반등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반등 탄력은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극단적인 과열권에 진입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2,600선 이상에서는 추가적인 레벨업을 기대하기보다는 단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중 고점 부근까지 올라왔고 미국 주요 지수들은 역사적 고점 수준까지 왔다"며 "지금 시장 분위기는 좋고 투자심리도 좋다. 하지만 가격 레벨이 너무 올라온 상황이어서 관망 심리가 있을 것 같다. 굳이 상승, 하락을 따지자면 가격 부담 때문에 추가 상승보다 하락에 좀 더 가까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주(25~29일)는 성탄절(25일) 휴일에 증시 폐장(28일)으로 거래일이 사흘인 데다 증시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가 많지 않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일수가 3일밖에 없고 배당락이 27일로 해가 바뀌는 분기점이기 때문에 거래가 한산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주식시장의 긍정론이 빠르게 작용하면서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일부 차익실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내년도 기대감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속도 조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산 배당 기준일을 연말로 정한 기업의 올해 배당락일은 27일이어서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주가 내년 1월 주식시장의 전초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에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 2024'를 비롯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대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칠 큰 이벤트들이 많다"며 "이번 주는 내년 초를 대비한 테마 장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12월 주식시장은 빠른 금리 하락 효과를 선반영했다"며 "1월에 주가지수가 추가로 큰 폭 상승할 여지는 크지 않아 주가지수는 박스권에 머무르는 가운데 종목 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는 NH투자증권은 2,530~2,650으로, 대신증권은 2,550 ~ 2,620으로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27일(수) = 한국 배당락일
▲ 28일(목) = 한국 11월 산업활동동향, 일본 11월 산업생산·소매판매
▲ 29일(금) = 한국 증시 휴장, 한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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