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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한은 "'미·중갈등' 지역 분절화-무역장벽 심화 시 韓 수출 최대 1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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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 배경과 영향' BOK이슈노트 보고서 발표

아주경제

2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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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양대 블록 간 무역장벽이 심화되고 블록 내 보호무역조치가 시행될 경우 한국의 수출규모가 최대 1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화학과 기계, 전기업종의 수출이 직격탄을 입을 것으로 관측돼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은행 조사국은 '최근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의 배경과 영향'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올해 큰 폭으로 둔화됐던 글로벌 교역 성장세가 내년에는 점차 회복되겠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고금리 등 경기적 요인 뿐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글로벌 교역환경의 구조적 변화에도 상당부분 기인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은은 최근 교역환경 변화의 주요 특징으로 △글로벌 산업정책 및 무역규제 확대 △​​​​​​​지정학적 분절화 △중국의 경제구조 전환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등을 꼽았다. 이 중에서도 주요국들이 자국내 핵심산업 육성을 위해 산업정책 및 무역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현상을 짚었다. 한은 관계자는 "일례로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과 같이 자국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정책적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속 기업 투자 결정 시 지정학적 요인이 고려대상에 포함돼 투자와 교역 면에서 분절화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기업 해외직접투자의 경우 미국과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우방국(프렌드쇼어링) 또는 인근지역(니어쇼어링)으로의 투자가 증가한 반면 대중 투자는 감소 추세에 있다는 것이 한은의 시각이다. 아울러 중국 잠재성장률 하락 속 내수활성화와 첨단산업 자립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성장전략이 바뀌며 주변국에 대한 파급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도 변화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문제는 분절현상이 심화될수록 수출 기반의 국내 경제에는 감소 추세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한은이 국가간 산업연관관계를 고려한 일반균형모형을 활용해 글로벌 분절화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 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시산한 결과 주요국들이 첨단 산업(전기전자 및 운송장비)의 자급률을 높이고자 수입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출은 해당 산업을 중심으로 3% 내외 감소하고, 글로벌 수출도 약 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더 나아가 주요국들이 두 블록으로 나뉘어 블록간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블록내에서도 보호무역조치가 시행될 경우 국내 수출은 최대 1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조건일 경우 글로벌 수출 역시 4% 내외의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분절화에도 불구하고 무역장벽이 낮아질 경우에는 수출 감소 악재와 동시에 다변화에 따른 이득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블록간 분절화가 심화되는 한편 블록내 무역장벽이 낮아질 경우 국내와 글로벌 수출이 각각 3%대, 2%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분절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상당폭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글로벌 교역환경의 변화가 우리 경제에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한은은 글로벌 교역환경 급변 속 국내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국내 수출 품목과 지역별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가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수출은 여전히 일부 국가 및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수입 역시 핵심 원자재의 대중 의존도가 큰 상황"이라며 "분절화 리스크 해소를 위해 글로벌 선도기업들과 기술제휴를 확대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고 정부는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여러 국가 들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해 나가면서 기업들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뒷받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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