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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외국인, 中 증시 엑소더스…올해 주식투자 8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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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외국인 순매수액 307억위안

2015년 이후 8년 만에 최저

8월 이후에만 2000억위안 넘게 유출

비구이위안 디폴트 등 여파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시장 투자 규모가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인들은 올해 중국 증시에 넣은 투자금 2350억위안 가운데 90%에 달하는 2000억위안을 회수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 내수 부진으로 경기침체 위험이 커진 데다 미·중 갈등으로 지정학적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외국인들의 중국 증시 엑소더스(exodus·탈출) 행렬이 이어진 것이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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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올해 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올해 중국 상장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은 이달 27일 기준 307억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상하이·홍콩 증시 교차매매를 뜻하는 후강퉁이 시행된 201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8월만 해도 중국 주식시장에 2350억위안을 투자했다. 하지만 불과 넉 달 만에 87%가 빠져나가면서 올해 외국인 투자금 순유입액은 300억위안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 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소식이 트리거가 됐다. 외국인들은 비구이위안 디폴트가 발생한 지난 8월부터 중국 주식을 순매도했고, 이후 월간 기준으로 꾸준히 매도세를 이어왔다. 중국 부동산 기업 디폴트가 도미노처럼 확산되면서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다. 여기에 중국 내수 부진,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출 둔화 여파가 겹쳤고, 미·중 갈등까지 고조되면서 중국 증시 투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기피 현상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는 올해 글로벌 증시와 달리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S&P 500 지수가 올 들어 기술주 랠리로 24.6% 상승할 때 중국 CSI 300 지수는 같은 기간 11.8% 내렸다. 이달 들어서도 상반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미 S&P 500 지수는 이달 들어 4.7% 상승할 때 중 CSI 300 지수는 3% 넘게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증시를 압박하고, 매도가 또 다른 매도를 불러일으키는 등 시장의 공포감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싱가포르계 투자은행(IB)인 UOB 홍콩의 자산관리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케이 히안은 "부동산이 주요 이슈지만 부동산 문제를 넘어서는 것은 심리 문제"라며 "국내외 투자자들 전부 소비 심리, 기업 심리, 투자 심리를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IB 나티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는 "지표가 점점 개선되고 전반전인 여건도 중국 주식에 꽤 긍정적"이라며 "솔직히 말하면 투자자들이 기본적으로 (시장을) 포기하고, ‘상승 여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외에는 증시가 하락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는 앞으로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아시아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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