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 43.1명, 평년 웃도는 유행세
독감·감기 유행에도 '타이레놀'마저 품귀
정부, 지난달 28일 대책회의…"우선 처방 등 대책 마련"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연말 한파와 더불어 유행했던 독감과 감기 등 호흡기 질환 환자가 여전히 평년 유행 기준을 웃돌고 있지만 시중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약품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적극 대응을 시사한 한편 유소아 등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우선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당부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7~23일(2023년 51주차)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증상을 보인 환자 수는 43.4명이었다. 이는 지난달 3~9일(49주차) 정점이었던 61.3명에 비하면 2주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지만 여전히 유행 기준(1000명당 6.5명)의 7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같은 기간 7~12세 환자 수는 84.5명, 13~18세 환자 수는 85명에 달해 아동·청소년에서 더욱 유행하고 있다.
이처럼 독감과 감기 유행은 여전하지만 시중에서는 ‘약을 구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직장인 박모(31)씨는 “평소 늘 먹던 액체형 감기약이 있는데 없다고 해서 약국 2~3곳을 돌았다”며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던 타이레놀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직장인 주모(32)씨 역시 “타이레놀 대신 성분이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등 다른 약을 권해서 할 수 없이 샀다”며 “해외에서는 100개들이 등 대용량도 팔리는 타이레놀이 왜 없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전했다.
특히 성인용 약을 복용할 수 없는 아동 환자의 보호자들의 불안은 더욱 크다. 어린이들이 주로 복용하는 시럽형 해열제와 감기약 등을 구하지 못해 지역 맘카페 등을 통해 ‘나눔’을 받거나 조금이라도 열이 오르는 기미가 있으면 ‘차라리 응급실에 가는 게 낫다’는 반응도 나온다. 4살 아이를 키우는 주부 B(35)씨는 “평소라면 약국에서 해결될 문제였는데, 연말을 맞아서 약이 없다고 했다”며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고 여름 옷을 꺼내 입히며 옆에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의약품 부족 현상은 앞서 코로나19 당시에도 늘어난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며 불거진 바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대한의사협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과 함께 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아동과 청소년 등 필요한 환자에게 ‘우선 처방’을 권고하는 한편, 수급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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