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박근혜 커터 칼·송영길 망치…선거철 반복되는 '정치 테러' [이재명 대표 피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치인 피습 잔혹사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 탐방 도중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과거 주요 정치인을 대상으로 했던 테러 사건들이 조명받고 있다. 4월 총선이 임박하면서 당 지도부 현장 방문 등 정치인들의 활동 강도가 필연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정치권 주요 인사들에 대한 신변보호 조처 강화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7분께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한 6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로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해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

이와 가장 비슷한 사례로 지난 2006년 5월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 커터 칼 피습 사건이 꼽힌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 단상에 오르다가 50대 남성 지모씨가 휘두른 커터 칼에 오른쪽 뺨에 11㎝ 길이 자상을 입었다.

봉합 수술을 받고 입원한 박 전 대통령은 병원에서 측근들에게 “대전은요?”라고 선거 동향을 물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해당 발언 이후 대전 선거 지원에 나선 행보가 한나라당에 열세였던 선거 판세를 뒤집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3·9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 7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당시 현직 대표) 둔기 피습 사건도 신촌에서 발생했다. 송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던 이 전 대표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60대 남성이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다쳤다. 송 전 대표도 박 전 대통령처럼 응급 수술 직후 유세에 나서는 부상 투혼을 펼쳤다.

이 밖에도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계란에 맞는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의 '테러 잔혹사'는 여러 번 있었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2018년 5월 ‘드루킹 사건’ 특검 요구 단식 농성 중 한 남성에게 턱을 가격당했다. 민주화 이전 군사 정권 시절에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적 제거 목적 테러의 대상이 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이 대표가 습격당하는 순간 경찰 등이 주변에서 안전 관리를 하고 있었지만 범행을 막지 못하면서 정치권 주요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신변보호 조처 강화론이 제기된다.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야 각 당 지도부의 현장 유세 일정이 많아지고,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의 경쟁자에 대한 비방전 등이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찰 등 관련 당국의 신변보호 강화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경찰은 당대표 등 정치인 대상 경호팀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정치인 유세 및 현장 방문 등에 의해 우발 상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관할 경찰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신변 위협 등에 따라 정당 측이 적극적인 보호를 요청하면 보다 높은 수준의 경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식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 경찰도 따로 보호팀을 작동시키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경각심과 실제 경호 수준 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야 각 정당도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와는 별개로, 당 지도부나 주요 인사들에 대한 자체 경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