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통해 “공매도 제도 개선도 확실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장기간에 걸친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이처럼 반복되는 위규행위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 선진화 목표의 달성을 가로막는 일이기에, 더욱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더 이상 불법 공매도가 우리 증시의 신뢰를 저해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 방안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공매도 제도의 공정성 회복을 위한 전향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공모펀드 관련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공매도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인 2일 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거래소 증시 개장식에 참석해 공매도 개혁 방안을 차질 없이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총선의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청년층의 표심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20·30세대를 비롯한 청장년층 다수가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개인 투자자 수는 1400만명에 달한다.
이런 개인 투자자들의 숙원 중 하나가 불법 공매도 엄단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수단은 매우 협소한 데 반해 기관은 불법 공매도를 자행하는 일이 많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당국은 이례적으로 불법 공매도 관련 ‘루머(소문)’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공매도 현황 및 공매도 관련 시장 루머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무차입 또는 헤지 목적 외 불법적 공매도는 없었고, 공매도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등의 루머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22일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글로벌 IB인 BNP파리바, BNP파리바증권, HSBC의 4~9개월에 걸친 무차입 공매도 주문·수탁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처분을 내렸다. 또 총 265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는 공매도 제한 위반에 대한 과징금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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