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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대전은요?" 박근혜 이 말 짰다? 안짰다?…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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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06년 커터칼 피습 당시 모습(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2일 피습 당시 모습(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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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흉기로 피습당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6년 '커터칼 피습' 사건 후 했다는 “대전은요?” 발언의 배경을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6년 5월 20일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다가 50대 지모 씨가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오른쪽 뺨을 공격당했다. 이로 인해 11㎝ 길이의 자상을 입고 봉합수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 후 깨어나 측근들에게 처음으로 한 말은 "대전은요?"였다고 언론에 보도돼 화제가 됐다. 대전은 당시 판세가 박빙으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이 발언은 특히 박 전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직후, 영애인 박 전 대통령이 '전방에는 이상 없습니까?(전방은요?)'라고 물었다는 이야기와 비견됐다. 해당 발언을 기폭제로 한나라당은 열세이던 판세를 뒤집었고, 박 전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전은요?" 발언이 참모진의 의논을 통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당시 공보특보였던) 구상찬 전 의원이 ‘조금 있으면 마취에서 깨어나실 텐데, 첫 마디를 뭐라고 했다고 발표해야 하느냐’고 물어보기에, 둘이 의논했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짧은 발언이 좋겠다”고 했고, 구 전 의원이 “대전 관련해서 말하는 게 어떨까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 전 장관이 “표현은 무엇으로 하나”라고 되물었고, 구 전 의원은 “대전은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윤 전 장관은 “정치판에서 그런 일은 많다”고 했다.

반면 당 대표 비서실장으로 당시 박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했던 유정복 인천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 “윤 전 장관의 말은 팩트가 다 틀리므로 잠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유 시장은 “(피습) 다음날 한나라당 비상의원총회에서 모두가 격앙되어 강력 대응을 주장했는데, 제가 수술에서 깨어난 박 전 대통령에게 그 사실을 보고하자 첫 마디는 ‘오버하지 말라고 하세요’였다”고 했다. 이어 그다음날 현재 선거 상황에 대해 보고하자 박 전 대통령의 첫 발언이 “대전은요?”였다고 주장했다.

유 시장은 “'대전은요?' 발언은 수술에서 깨어난 후 첫 발언이 아니라, 이틀 뒤 선거 상황을 보고했을 때 나온 첫 발언이었으므로 윤 전 장관이 얘기한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언론에 알려지게 된 것 역시 병실에서 나왔을 때 만난 기자가 ‘별일 없었냐?’고’고 묻기에 별생각 없이 “‘대전은요’라고 말씀하셨다”고 답했을 뿐이라고 했다.

유 시장은 “당시 무슨 의도를 갖고 한 말이 아니었고, 그 말을 듣고 얘기한 사람은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제가 유일했다. 보도 경위도 매우 우연에 가깝다”며 “있지도 않았던 내용으로 진실이 왜곡되고 박 전 대통령의 진정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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