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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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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증시전망] 김경환 하나證 연구원 “中 정부 돈 푼다… 투자·소비 부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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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기조와 공매도 금지 조치, 테마주 열풍, 금융투자회사의 도덕적 해이 등 크고 작은 이슈가 검은 토끼의 해(계묘년·癸卯年) 증시 분위기를 1년 내내 어수선하게 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2023년 주식시장은 괜찮았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코스피지수는 전년 대비 20%가량 상승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분 좋은 흐름이 푸른 용의 해(갑진년·甲辰年)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시장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2024년 상반기에 중국 정부가 돈을 풀고 부동산 공급자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증시도 점차 살아날 것으로 예상한다. 개별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면 수익을 기대할 만하다.”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만난 김경환 하나증권 신흥국 주식팀장은 2024년 중국 증시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팀장은 중국에서 10년 넘게 살며 베이징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중국 전문가다. 2006년 현대증권(현 KB증권)에 입사한 김 팀장은 2013년 하나증권으로 옮겨 신흥국 분석을 책임지고 있다.

조선비즈

2023년 12월 19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김경환 하나증권 신흥국 주식팀장이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하나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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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경기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덕에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김 팀장은 가계와 기업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을 심각하게 앓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계가 생각보다 소비에 나서지 않으면서 기업 재고는 쌓여가고 수출도 부진했다”며 “지난해 1~2월 보복 소비가 나타났지만,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높아진 재정적자 목표치가 발표된 이후 주식시장이 빠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올해 중국은 리오프닝 2년 차를 맞는다. 김 팀장은 올해 중국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하며 5%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그는 “작년에도 경제 성장률이 5%였지만, 당시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한 수치였다”며 “사실상 성장률이 더 높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소비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게 김 팀장 의견이다. 그는 “소비 회복이 가장 더딘데, 리오프닝 2년 차부터는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부동산 침체로 나타났던 역자산 효과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역자산 효과는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소비 위축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김 팀장은 올해 중국 경제에서 나타날 세 가지 변화 요인을 제시했다. 중국 정부의 재정정책, 부동산 경기 연착륙, 미·중 관계 리스크 완화다. 김 팀장은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이례적으로 1조위안(약 182조원) 규모의 추경(국채 추가 발행)으로 재정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기업 투자 활성화와 가계 소비 촉진에 가속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경기는 중국 정부가 공급자에 해당하는 건설 시행사 규제를 완화하면서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또 미·중 관계 리스크 완화도 중국 증시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대화에 나섰다고 생각한다”며 “정상회담 이전엔 대화가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 여건에 훈풍이 불면서 중국 증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중국 주식 가격이 바닥을 찍은 상태에서는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물가나 소비 지표가 개선되고 정부 정책에서 실효성이 나타나면 증시 흐름도 금세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투자하기에 유망한 업종으로는 제조업과 정유, 화학, 신재생 등을 지목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제조업이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로 안 좋았지만, 올해는 경기 회복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테크나 인공지능(AI) 기업도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빅테크 기업 텐센트,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PDD) 등이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비즈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11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우드사이드 파이올리 에스테이트에서 정상회담 후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뉴스1·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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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중국 증시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동산을 꼽았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개발업체 위기 극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부동산 경기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팀장은 “정부가 공급자 완화 정책을 충분히 내놓지 않거나 느리게 대응한다면 부동산이 3년 연속 마이너스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지방정부의 부채 리스크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달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도 변수로 꼽았다. 친중(親中) 성향과 반중(反中) 성향 후보의 대결인 탓이다. 현재 반중 성향인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친중 성향인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가 따라가고 있다.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 양안(兩岸) 갈등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김 팀장은 중국 경기 개선에 따른 중국 증시 회복은 한국 증시에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대중 수출이나 중국인의 국내 소비가 활발해진다는 점이다. 반면 대체재 관계인 기업이 양국에 존재하는 만큼 중국 기업이 살아나면 우리나라 기업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예를 들어 배터리 분야의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의 CTAL, 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와 중국 BYD 등이 경쟁 관계인 건 모두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중국 주식을 사는 국내 투자자에게는 종목 선별 역량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그동안 중국 주식은 고위험 중수익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앞으로 중위험으로 위험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반등이 예상되는 제조업이나 각 분야에서 검증된 1위 기업은 여전히 수익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소가윤 기자(s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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