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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6G 주도권 전쟁

'전파올림픽' 성과 힘입어…韓, 6G 선점 서둘러야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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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12월 15일 글로벌 주파수 분배 및 전파 통신 분야에서 중요 사항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 결정회의인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마무리됐다. 주파수는 전파가 다니는 길이다. 주파수 분배가 다르다면 전파를 이용하는 장비가 나라마다 상이해지고, 이들 기기가 국가 간 간섭을 일으킨다. 전 세계가 가급적 동일하게 주파수를 분배하고 국가 간 조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이유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전파통신회의는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나라는 꾸준히 세계전파통신회의에 참여하며 전파통신 관련 규약 제정에 힘써왔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6세대(6G) 주파수를 포함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받는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주요 국가에서 내놓은 정책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며 수동적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서 새로운 의제를 제시하고, 적극적인 전파 외교를 하며 국제 합의를 이끌어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과 함께 6㎓ 대역에서 와이파이(WiFi)를 사용한다. 미국과 공조해 6㎓ 대역에서 WiFi 이용을 명시해 서비스 보호를 강화하고, 항공교통 관제용 주파수가 위성용으로 새롭게 분배되면서 위성을 통한 공해상에서의 통신 불감 지역을 해소해 해상 및 항공 분야에서 인명 안전 기능도 개선했다. 나아가 항공기나 선박에서 인터넷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비정지 궤도 위성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운용 조건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갈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대역이 6G 후보 대역으로 채택됐다는 점은 경제적·기술적 측면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혜택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6G 시대를 준비하면서 가장 선결돼야 하는 문제는 6G 주파수 대역 선정이다. 이는 6G가 실리는 주파수 대역과 그 대역에 적절한 기술의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게 함으로써 관련 기술과 인프라스트럭처의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해당 기술 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6G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디지털 전환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와 응용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산업 기회를 창출하는 등 국가 경제에 직접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제적으로 새로운 주파수 대역의 연구개발을 시작하면서 기술 혁신을 앞당기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빠르게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경쟁 국가나 기업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는 기술 패권 시대에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이렇게 선제적으로 개발된 통신 기술은 의료, 교육, 안전 등 다양한 사회적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이어 6G에서도 국제적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번에 채택된 6G 후보 대역이 최종 6G 대역으로 선정되도록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주요 국제 파트너와 협의해 공통의 이익과 목표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는 차기 회의에서 외국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주파수 대역뿐만 아니라 새로운 주파수 대역과 관련된 기술적 준비도 필요하다.

비단 새로운 주파수 할당뿐만 아니라 해당 대역도 기술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은 새로운 주파수 대역 할당을 넘어 산업적·경제적 가능성을 확인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6G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앞선 기술 개발이 디지털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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