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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예술혼이 완성한 아름다움…국보 지정된 '내소사 동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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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쩍 벌린 용 등 섬세한 조각 눈길…문화재청, 국보 지정서 전달

연합뉴스

국보로 지정된 내소사 동종
(부안=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문화재청은 9일 전북 부안군 내소사 대웅보전에서 '내소사 고려동종' 국보 지정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국보로 지정된 내소사 동종. 2024.1.9 jaya@yna.co.kr



(부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사찰에서 종은 사람을 모으거나 시간을 알리기 위해 치지만, 그 소리 자체로 중생의 깨달음과 구제를 염원하기도 한다.

법고, 운판, 목어와 더불어 불법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4가지 물건 즉, '법구사물'(法具四物)로 불리는 이유다.

섬세하면서도 균형 잡힌 조각 기법으로 고려 후기에 만들어진 범종 가운데 제일로 꼽히는 전북 부안 내소사 동종(銅鍾·구리로 만든 종)이 최근 국보가 됐다.


문화재청은 9일 오후 2시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에서 '부안 내소사 동종'이 국보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부안 지역에서 국보가 지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소사 보종각에 걸려 있는 종은 고려 후기 동종을 대표하는 유산이다.

높이 104.8㎝, 입지름(원통 모양으로 된 물건의 지름) 67.2㎝인 종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말 국보로 승격됐다.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

내소사 동종은 고려의 예술혼이 깃든 본보기로 이름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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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로 지정된 내소사 고려동종
(부안=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문화재청은 9일 전북 부안군 내소사 대웅보전에서 '내소사 고려동종' 국보 지정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국보로 지정된 내소사 동종. 2024.1.9 jaya@yna.co.kr


종 아랫부분과 윗부분에는 덩굴무늬 띠를 둘렀고, 어깨 부분에는 연꽃 문양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꼭대기의 용 모양 걸이(용뉴)는 입을 쩍 벌린 모습이 역동적이다.

특히 몸체에는 부처가 설법할 때 그 주변에서 부처의 공덕을 찬탄하는 존재인 천인상(天人像) 대신 삼존상(三尊像)을 배치해 장식성과 조형성도 더했다.

삼존상은 불교에서 받들어 모셔야 할 세 분의 존귀한 사람 즉, 부처와 양옆에 두 보살을 나란히 새긴 조각상을 뜻한다.

내소사 동종은 역사적 변천사를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종을 만든 내력이 적힌 주종기(鑄鍾記)에 따르면 이 종은 '한중서'라는 이름의 장인이 1222년 약 700근(약 420㎏)의 무게로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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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지정서 전달하는 문화재청장
(부안=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9일 전북 부안군 내소사 대웅보전에서 열린 '내소사 고려동종' 국보 지정식에서 내소사에 지정서를 건네고 있다. 2024.1.9 jaya@yna.co.kr


한중서는 13세기 전반부터 중엽까지 활동한 장인으로 고령사 청동 북(1213년), 복천사 청동 북(1238년), 신룡사명 소종(1238년) 등 여러 작품을 남긴 인물로 확인된다.

당초 동종은 '청림사'라는 절에 봉안됐다가 1850년 내소사로 옮겨졌는데, 이런 내용을 담은 이안기(移安記)가 몸체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표작이자 기준작"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는 삼귀의례, 헌향·헌다·헌화, 기념사 및 축사 순으로 진행된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국보 지정서를 전달한 뒤 수장고에서 내소사 동종의 문화적 가치와 의미 등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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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동종 특징 전하는 문화재청장
(부안=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9일 전북 부안군 내소사에서 열린 '내소사 고려동종' 국보 지정식에서 동종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2024.1.9 jaya@yna.co.kr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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