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일본 증시 대표 주가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 주가(닛케이지수)는 약 34년 만에 3만5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에도 전일 대비 527.25포인트(1.5%) 상승한 3만5577.11을 기록했다. 닛케이지수가 3만5000을 넘어선 것은 소위 '거품 경제' 시절이던 199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닛케이지수는 올해 거래 첫날인 지난 4일 3만3464로 출발했지만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이날까지 2113.1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도쿄증권거래소 시총은 11일 기준 917조엔(약 8300조원)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1.5%(13조엔) 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달러로 환산했을 때 6조3200억달러에 달한다. 상하이증권거래소 시총은 6조2700억달러였다. 세계거래소연맹 통계에 따르면 월간 기준으로 도쿄 증시가 상하이 증시에 추월 당한 시점은 2020년 7월이다. 이달 말까지 현재 추세가 유지되면 약 3년반 만에 다시 역전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기업들의 개혁을 기대하는 한편,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며 예전 같으면 중국으로 갈 해외 자금이 일본으로 쏠리면서 시총 역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중국 증시 시총은 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반영해왔다. 닛케이는 "리먼 쇼크 직전인 2007년에 선전과 홍콩을 포함한 중국 증시 시총이 처음 일본 증시 시총을 넘어섰다"며 "해외 투자자들은 높은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국 주식 보유량을 늘리려고 했다"고 짚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했고, 홍콩을 통해 상하이 등 중국 본토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 보유 비중을 늘리는 대신 일본 주식 보유 비중을 줄인 것이 기존 투자 흐름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 같은 조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선전·홍콩을 포함한 중국 증시 전체 시총은 일본 증시 시총을 여전히 훨씬 앞서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중반부터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2022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부진의 원인으로는 중국 정부의 기업 단속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꼽힌다. 닛케이는 "해외 투자자들은 당국의 작은 변화에도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할 수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크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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