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운데)와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왼쪽),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카페에서 회동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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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이른바 제3지대 물살의 중심에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 미래대연합 소속 김종민 의원이 14일 한자리에 모였다. 세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회동했다. '번개'에 가까운 만남으로, 가까운 곳에서 격의 없이 만나기 위해 스타벅스로 정했다고 한다.
작은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은 이들은 약 18분간의 대화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기득권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공감했다고 한다.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이심전심(以心傳心)이 확실하게 느껴진 미팅이었다”고 분위기를 띄운 김 의원은 본지에 “자주 모여 소통하자는 의견도 오갔다”고 전했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 출범식 및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김종민, 박원석, 조응천, 이원석, 정태근 공동추진위원장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박원석,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조응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원석,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정태근, 최운열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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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을 마친 세 사람은 곧장 민주당 탈당파인 김 의원과 이원욱·조응천 의원, 국민의힘을 탈당한 정태근 전 의원,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손을 잡은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제3지대 주요 인사들이 모였다.
이들은 “텐트를 크게 쳐달라. 기꺼이 함께 밥 먹고, 함께 자겠다”(이낙연)라거나 “텐트보다도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큰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이준석)같이 연대를 강조하는 말을 했다. 미래대연합 대표를 맡은 조 의원은 “혐오·적대 정치를 타파하겠다”고 했고, 사무총장을 맡은 이원욱 의원은 “건전한 팬덤과 새로운 정치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조응천 의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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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 사이에는 장밋빛이라고 단정 짓기 힘든 묘한 기류도 흐른다. 연대에 더 적극적인 쪽은 이 전 대표다. 그는 12일 라디오에서 “협력 방법이 뭔지는 논의해야지만, 함께 해야 한다”고 이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날도 “오늘은 기득권 양당의 포로에서 벗어나는 정치 해방의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위원장은 더 신중한 모습이다. 그는 미래대연합 출범식에서 “‘떴다방’ 같은 이미지로 비친다면, 그런 결사체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며 “적어도 다음 대선까지는 무조건 함께할 것을 서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하게 모여서 다 갈아버리면 그게 죽이지 비빔밥이겠냐”라고도 했다. 정치권에선 제3지대 세력이 신속하게 합당한 뒤 비례·지역구 후보를 함께 내야 한다는, 이른바 ‘조기 통합론’에 선을 그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회망 대표 출판기념회. 앞줄 왼쪽부터 류호정 정의당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양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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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심판론과 진보 진영의 반(反)이재명 기류가 합쳐지면 폭발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중도진보층 및 일부 기성세대와 이 위원장을 지지하는 중도보수 성향의 2030 청년층이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준석 신당(13.9%)과 이낙연 신당(8.7%)의 지지율이 선방한 여론조사(쿠키뉴스-한길리서치, 6~8일 조사) 등 제3지대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여론도 훈풍을 보태고 있다. 정치평론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중도·무당층과 제3지대를 바라는 이들이 결합할 교집합만 찾아낸다면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
제3지대 인사들의 이념 성향, 이슈별 인식의 스펙트럼이 넓어 화학적 결합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를테면 젠더 이슈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지지층 간에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준한 인천대(정치외교학) 교수는 “이 위원장을 지지하는 젊은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정서와 이낙연·금태섭·류호정 지지층의 정서가 융합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현출 건국대(정치외교학) 교수도 “정부 지지를 철회한 보수층과 이재명 대표를 외면한 진보층의 방향을 한꺼번에 아우를 대안을 제3지대가 명쾌하게 제시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손국희ㆍ김정재ㆍ전민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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