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의 통합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가 가치·비전을 공유하는 논의 테이블을 갖기로 했다.

제3지대 핵심인물들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와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미래대연합' 창당을 준비 중인 김종민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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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ㆍ김종민ㆍ조응천 의원과 정태근ㆍ박원석 전 의원이 주축인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운영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중 이낙연ㆍ이준석 신당뿐만 아니라 양향자ㆍ금태섭 신당까지 (함께하는) 첫 ‘가치ㆍ비전 대화’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석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어제(14일) 이낙연ㆍ이준석 전 대표를 만났을 때 가치ㆍ비전에 대해 상호 검증하고 합의하기 위한 일종의 비전 대화를 제안했는데 양쪽 다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가치ㆍ비전 대화’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참여 중인 ‘개혁신당(가칭)’과 이낙연 전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가칭)’, 미래대연합 등 3개 세력이 참여한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며칠 전 미래대연합, 개혁신당과 함께 정책, 비전을 공유하는 테이블을 꾸리기로 했다”며 “곧 첫 미팅을 갖고 수시로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 일정은 잡은 건 아니다”라면서도 “각 진영의 가치와 비전이 무엇인지 대화하고, 그 대화를 국민께 실시간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날(14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 앞서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와 김종민 의원은 여의도 스타벅스에서 회동을 갖고 향후 과제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기득권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의견이 오갔다. 김 의원은 회동 직후 “이심전심(以心傳心)이 확실히 느껴지는 미팅이었다.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후 출범식에서도 이들은 연대에 방점을 둔 메시지를 연달아 냈다. 이낙연 전 대표는 “텐트를 크게 쳐달라. 추우면 어떤가. 기꺼이 함께 밥 먹고 함께 자겠다”고 했고, 이준석 전 대표도 “텐트보다 멋있는, 비도 바람도 막을 수 있는 큰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미래대연합의 이원욱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가급적 설 전에 국민의 밥상에 ‘저런 정당이 있구나’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설 밥상에 따로따로가 아닌 거대한 하나의 정당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추진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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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의 화학적 결합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각 세력의 역할이나 추구하는 정책, 이념에서 다소 이견이 있는 데다 향후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배분 방식도 뇌관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20일 창당대회를 앞둔 개혁신당의 경우 “각자의 정책과 비전이 무엇인지부터 일단 알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설 전 제3지대 통합’에 대해 “솔직히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우린 20일경 창당 절차를 완료하는데 창당 자체가 합당용 창당 같이 된다”며 “모양새도 안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 개혁신당 내부적으로도 선명한 보수정당 지향이냐, 빅텐트 지향이냐를 놓고 갈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준석 위원장이 ‘(합당 후 1년 반 만에 분당한)바른미래당의 사례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던 만큼, 각 당이 어떤 걸 지향하는지를 먼저 보여주고, 자강력을 갖춘 다음에 (연대도)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신경민ㆍ최운열 전 의원과 최성 전 고양시장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진보라고 위장하고 있는 민주당을 떠나 합리적 진보세력으로서 개혁적 보수와 머리를 맞대고 국민의 편에서 고민하고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날 류호정 의원도 정의당을 탈당했다. 류 의원은 “정의당이 다시 민주당 2중대의 길로 가고 있다”며 “제3지대에서 세 번째 권력이 되겠다”고 밝혔다. 비례대표인 류 의원은 탈당 즉시 의원직을 상실한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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