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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日 반도체주 잘 나가는데, 韓은 왜 이러나… 연초부터 증시 온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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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들어 코스피지수가 연일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 증시는 새해 시작부터 승승장구하며 3년 6개월 만에 중국 상하이증시를 제치고 아시아 1위(시가총액 기준)를 탈환했다. 두 나라 모두 지수 방향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반도체 업종의 주가 흐름이 시장 전체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이익이 상승 구간에 있다며 조정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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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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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4%(0.94포인트) 오른 2525.9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종일 등락을 거듭하다가 간신히 강보합 마감했다. 그러나 전장까지 8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들어 4.9% 하락했다.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부진한 건 유가증권시장에서 20%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영향이 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실적 발표 후 코스피 하락 기여도가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4.3%)다. 업종으로 보면 반도체(-3.4%)의 하락 기여도는 조선(-4.2%)에 이어 두 번째다.

갑진년(甲辰年) 시작부터 불안한 코스피와 달리 이날 이웃 일본의 니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가량 오른 3만5901.79로 장을 마감했다. 니케이지수는 지난주에 이어 3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7.2% 상승했다.

한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일본 주식시장 움직임에 큰 영향을 준 건 반도체 업종이다. 니케이지수는 시가총액 가중 평균 방식으로 산출되는 코스피지수와 달리 구성 종목 225개의 가격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주가가 비쌀수록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의미다.

니케이지수의 약 7.5%를 차지하는 반도체 제조 전공정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이 이달 들어 3.9% 상승했고, 지수의 약 3.8%를 차지하는 후공정 장비업체 어반테스트도 7.0% 올랐다. 이밖에 반도체용 세라믹 부품 생산사 교세라(8.2%), 블랭크 마스크 제조사 호야(2.5%), 연마제인 CMP 슬러리 생산사 후지필름 홀딩스(8.9%), 반도체 회로 측정 기업 히타치(11.9%) 등 주요 반도체 13종목이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이들 종목의 니케이지수 내 비중은 약 2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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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교도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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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니케이지수 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며 “과거에도 시총과 주가가 높은 편이라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에 (해당 종목들이) 전반적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반도체주 약세와 관련해서는 작년 말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다는 분석과 삼성전자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과도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양혜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대표주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며 “코스피 전체보다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낙관이 컸고, 지금은 이것이 조정 중”이라고 했다.

같은 반도체여도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의 대표 사업은 제조·생산, 일본은 장비인 점도 상반된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미·중 갈등 등의 요인이 국내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를 제한한다”며 “일본은 수출 측면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제조보다 덜한 장비 업종이 대부분이라 주가 흐름의 차별화를 보였다”고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한국 반도체주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감산 영향과 글로벌 수요 반등 덕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최근 13~18%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 1~10일 기준 국내 반도체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했다.

올해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요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반등도 전망된다. 양혜정 연구원은 “추세적으로 삼성전자의 이익은 상승 구간에 있어 조정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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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월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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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원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날 오전 정부는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2047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 기업이 622조원을 투입하고, 정부는 민간 투자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올해 반도체 분야 정부 지원 예산도 1조3000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일본과 같이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과 투자가 가시화되면 최근 일본 반도체 강세와 같은 흐름을 국내 증시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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