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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국내 연구진 “항생제없이 피부상처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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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허찬영 교수 연구진

금속유기구조체로 염증 매개체 조절

국소항생제 사용량 줄이는 기술개발

헤럴드경제

허찬영(왼쪽)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와 최경민 숙명여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금속유기구조체(MOF)를 활용해 항생제 없이 피부 상처를 치유하는 원천기술을 고안하고, 효과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일선 의료기관에서조차 감염 위험이 낮은 피부 조직검사 등에서 국소항생제(연고)를 사용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도 국소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인체에 적용이 가능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경우 항생제 내성균 억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허찬영 성형외과 교수 연구팀이 MOF를 활용해 항생제 없이 피부 상처를 빠르게 치유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항생제는 세균, 박테리아 감염 예방·치료에 효과적으로, 인류 수명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공헌한 약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으로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의 발생 비율이 증가하며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균을 세계 공중보건의 최대 위협이라고 밝히고 인식 개선과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특히 피부에 바르는 국소항생제 또는 경구용 알약, 주사 등 다양한 형태의 항생제가 오남용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 중 국소항생제의 경우 일반인이 쉽게 구비할 수 있어 자연히 아물 작은 상처에도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의료기관도 피부 조직검사, 단순 절제술 등 감염 위험이 낮은 상황에서도 국소항생제를 대부분 사용할 정도로 경각심이 낮은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기체, 분자 등의 저장과 분리에 주로 응용되는 MOF를 활용, 상처 치유를 방해하는 주요 염증 매개체의 양을 조절해 항생제 없이 피부 상처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동물실험 결과 생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적용 가능한 ‘지르코늄 금속유기구조체(Zr-MOF)’를 통해 산소 종(ROS), 질산 산화물(NO), 사이토카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상처 치료 효능이 두 배 가량 향상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 없이 빠르고 효율적인 상처 치유가 가능한 원천기술을 고안하고, 그 효용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에 적용 가능한 치료제 개발까지 이어진다면,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균 억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 교수는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국소항생제 오남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과발현 물질을 제거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비슷한 접근이 필요한 다른 치료에도 확장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독일 와일리출판사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에 최근 게재됐다.

고재우 기자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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