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비알콜성지방간은 간에 5% 이상의 지방이 침착된 경우를 말한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40.4%가 앓고 있다. 지방간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간섬유화가 진행되는 간경변, 간암뿐만 아니라 2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치매 같은 만성질환의 원인이 돼서다. 연구원에 따르면 비알콜성지방간 환자에서 제2형 당뇨병 유병률은 2.2배, 심혈관질환은 1.6배로 오른다. 치매 발병률도 8%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 모식도. 자료 질병관리청 |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 연구팀은 국내 비타민D 결핍 환자가 증가하고 특히 노화가 진행되는 고령층에서 크게 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임주현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장은 “2023년 기준 65세 이상 국내 노인 인구가 950만 명이고 2070년에는 인구의 절반이 노인에 해당한다”라며 “자연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지방간 발생과 그로 인한 만성질환 예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가 전무하단 사실에 착안해 비타민D 섭취처럼 노년층에 쉽게 적용 가능한 예방법을 찾고자 했다. 노화한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노화에 의한 비타민D 결핍이 미토콘드리아 내막 구조 조절 단백질인 마이코스(Micos) 60의 양을 급격히 감소시켜 간의 지방 축적을 늘린다는 것을 증명했다.
정상간과 지방간 이미지 비교. 간에 지방이 끼기 시작하면 염증이 생기고 세포가 부풀어오르면서 점점 제 기능을 잃는다. 지방간→지방간염→간경화 혹은 간암의 순서로 악화한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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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노화한 쥐에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보충하면 마이코스 60 단백질이 증가해 지방간 생성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질병청 고재영 대변인은 “늙기만 해도 지방간이 생기는데 비타민D만 잘 섭취하더라도 지방간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된다라는 것”이라며 “지방간 발생 억제를 통한 노인성 만성질환 예방에 활용할 수 있는 실천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비타민D는 당뇨병, 비알콜성지방간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있었으나 효과와 작용 기전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국민건강영향조사(2022년)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16.3%만이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적절한 비타민D 섭취가 노화로 인한 지방간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문 학술지 실험분자의과학 1월 온라인판에 실렸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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