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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돈 필요한 저신용자, 카드론으로 '숨퉁'…이용액 1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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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카드론 이용액이 한달 새 10% 이상 늘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업황 악화로 저신용자 대출을 줄이면서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렸다.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는 곳이 카드사밖에 없는 상황이라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저신용자 취급 비중을 계속 확대해달라고 주문한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NH농협)에서 카드론을 신규 이용한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취급액 비중은 23.3%로 나타났다. 전달 비중은 21.4%로, 한달 새 1.9%포인트(p) 상승했다. 800점 이하 중신용자를 포함해도 추이는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800점 이하 차주의 카드론 취급 비중은 62.5%로, 전달 61.9%보다 0.6%p 늘었다.

이용액 증가세를 보면 중·저신용자의 유입이 더 뚜렷하게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카드론 신규 이용액은 11월 대비 10.2% 급증했다. 800점 이하 중·저신용자의 카드론 이용액도 같은 기간 1.9% 늘었다.

중·저신용자가 카드사로 몰리는 이유는 저축은행·대부업체가 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어서다. 저축은행·대부업체의 주요 고객은 신용점수 800점 이하의 중·저신용자와 다중 채무자로, 카드사와 고객군이 일부 겹친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내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민간 중금리 대출 규모를 축소 운영했다.

지난해 9월말 누적 기준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대출 총 이용액은 4조7672억원으로, 2022년 9월말(9조2844억원)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대부업체도 지난해 신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며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지출이 늘어나는 연말에 돈을 빌려주는 곳이 카드사밖에 없어 중·저신용자의 이용액이 12월 들어 특히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저신용자가 대거 유입됨에 따라 13%대까지 낮아진 카드론 평균 금리가 소폭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중·저신용자는 고신용자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기 때문에 중·저신용자의 비중이 커질수록 카드론 평균 금리가 높아진다. 지난해 11월 8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33~14.84%였다.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서민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카드사 최고경영자(CEO)가 모이는 '2024년 여신금융사 CEO 합동 신년 조찬 간담회'에서 카드사에 취약 차주 신용 공급을 확대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재 중·저신용자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카드사뿐"이라며 "카드사는 중·저신용자에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상생금융 정책을 펴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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