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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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무산된 데다 주요 기업의 4분기 잠정실적 어닝쇼크와 북한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여타 국가들에 비해서도 낙폭이 과대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소액주주의 주가 이득”을 외친 17일에도 코스피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하루 만에 12원 넘게 치솟으면서 지난해 11월 초 이후 두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7% 하락한 2435.9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4.73% 올랐지만 올해 들어서는 첫 거래일인 2일과 15일을 제외하면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과 비교하면 8.26% 떨어지면서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2.55% 하락한 833.05를 기록했다. 매수주체별로는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의 경우 이날은 매도세가 크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7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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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사그라들면서 전 세계 증시가 지난해 연말의 ‘산타랠리’를 되돌릴 거란 전망은 꾸준히 나왔지만, 코스피 낙폭은 여타 국가에 비해서도 과도한 편이다. 이날도 코스피는 아시아권 증시 가운데 4%대 급락을 보인 홍콩에이치(H)지수와 항셍지수를 제외하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이 지난해 말 랠리 당시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졌던 것과 함께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국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코스피는 지난해 주요국 가운데 비교적 강한 랠리를 연출했지만, 삼성전자와 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어닝쇼크로 그간 증시 강세를 이끌었던 대형주 중심으로 매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달러화 강세와 함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도 올해 들어 오름세다. 1월2일 1300.40원이었던 환율은 17일 전일 대비 12.4원 오른 1344.2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 역시 증시와 유사하게 주요 기업의 실적 충격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을 하락시킬 호재가 전무한 가운데 달러 반등, 중국 불안, 국내 리스크 등 악재가 누적된 것이 환율을 반등시킨 것으로 해석된다”며 “단기적으로 봤을 때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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