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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 오픈소스 규제는 독 … 지식 독점 아닌 개방된 생태계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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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보스포럼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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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는 독(毒)이 될 것이다.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지식을 공유해야 인공지능(AI)이 발전할 수 있다."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주요 AI 전문가들은 AI 오픈소스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규제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오히려 인류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국가가 힘을 모아 AI를 개발하자는 주장이 대세를 이뤘다.

AI 위험성을 강조하며 기술을 규제하고 특정 국가가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술을 독점하기보다는 지식을 공유하는 개방된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AI 분야 세계 4대 석학으로 꼽히는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날 솔로 세션에서 "미국과 유럽 모두 AI에 대해 과하게 규제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규제를 덜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규모가 큰 AI 시스템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는 마치 지능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라이선스 등을 요구하는 일부 규제안을 봤는데, 이런 규제가 혁신을 늦추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억압할까 봐 정말 우려스럽다"고 역설했다. 또 응 교수는 국가 안보, 경쟁우위 확보 차원에서 오픈소스를 폐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응 교수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면서 미국이 기술을 공유하지 않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도 폐쇄하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며 "소프트웨어 공급망을 봉쇄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결국 혁신의 억제란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얀 르쾽 메타 AI 수석과학자 역시 "다양한 AI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는 법제화돼서는 안 된다"며 "경제적 평등을 위해 오픈소스 보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르쾽 수석과학자는 AI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우리가 비행기를 만든 것은 '비행'의 원리를 배우기 위함이지 새보다 빨리 날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응 교수는 '범용 기술'인 AI 유용성에 대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보면 거의 모든 지식노동자가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AI는 자동화를 통해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누구에게나 개방된 오픈소스 기술까지 규제하려는 움직이 나타나자 학자들이 나서서 폐쇄적 기술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UC 버클리가 내놓은 오픈소스 명령어 집합인 RISC-V를 사용할 수 없도록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정부의 취지는 중국 업체들이 이를 이용해 성능이 뛰어난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인데, 개발자들은 이 RISC-V를 이용해 반도체가 특정 명령어에서 약속된 작용을 하도록 설계할 수 있어 규제가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범용 기술인 디지털 기술에서 진정한 혁신이 일어난다면 더 나은 의료·교육·제품과 서비스 등을 통해 인류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인 르네상스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초래할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나델라 CEO는 "새로운 기술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점과 함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면서 "광범위한 사회적 이익을 증대시키면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완화할 수 있는 규제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생성형 모델 세계관의 확장' 세션에 참여한 리카이푸 01.AI 설립자 겸 CEO는 앞으로의 AI 변화 속도에 대해 "더 많은 기업이 AI 분야에 뛰어들면서 놀라운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별취재팀=다보스 이진명 부장 / 윤원섭 특파원 / 오수현 차장 / 이영욱 기자 / MBN 임채웅 기자 / 서울 강인선 기자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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