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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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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연인 살해' 스토킹범, 징역 25년…유족 "피해자 딸 못 지켜준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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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도 옛 연인을 찾아가 잔혹하게 살해한 스토킹범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피해자 유족 측은
재판 결과에 반발하며 검찰의 항소를 요구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는 18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1·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출소 후 1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고 12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를 수강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3분께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복도에서 옛 연인 B씨(37·여)의 가슴과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의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범행을 말리던 B씨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양손을 크게 다치게 했다. 또 당시 범행 장면을 목격한 B씨의 6살 딸은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앞선 폭행과 스토킹 범죄로 지난해 6월 "B씨로부터 100m 이내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법원의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아시아경제

옛 연인을 스토킹 살해한 30대 남성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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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해자는 출근길에 갑작스럽게 공격받고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됐는데 범행 당시 두려움과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피해자의 모친은 범행을 막다가 손가락과 손목에 상처를 입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고, 피해자의 딸도 엄마를 잃은 슬픔과 정신적 고통 또한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찾아갔다고 하지만, 사망 전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도 재차 범행했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는데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보복살인죄와 관련해서는 "(피해자의) 스토킹 신고나 잠정조치 결정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인다"면서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 자녀가 범행 장면을 목격했다거나 피고인이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도 범행을 했다고 단정할 수 없어 형벌을 가중할 요소로 포함하지는 않았다"며 "자신의 죄를 처벌받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다른 보복 범죄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거나 영구 격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앞서 살인 등 혐의로 기소한 A씨의 죄명에 형량이 더 센 '보복살인'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당일 재판부의 허가를 받았다.

한편 피해자 사촌언니는 이날 선고 공판 뒤 취재진과 만나 "피고인이 다시 또 세상에 나와서 조카(피해자의 딸)에게 범행을 할 수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조카도 지켜주지 못한 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아이 앞에서 살인을 저지른 피고인은 (법정에서) 조카를 호명하며 감형을 받기 위해 '사형 선고를 해달라'고 연극을 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 같아 화가 난다"며 "검찰이 무조건 항소하기를 바라며, 그동안 저희가 주장했던 점을 입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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