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약 1억대의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인공지능(AI)'을 탑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 AI'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행사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노 사장은 "갤럭시 S24 시리즈의 갤럭시 AI는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 기반의 AI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AI'를 표방하고 있다"며 "지난해 출시된 플래그십 제품 갤럭시 S23, Z 플립·폴드5, 탭S9 등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상반기 중 '갤럭시 AI'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갤럭시 S24로 'AI 폰'은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인터넷'에 버금가는 변화가 여기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세계 최초 AI 폰 갤럭시 S24 외에 지난해 출시된 주요 제품으로도 '갤럭시 AI'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해에만 전 세계에서 1억대의 제품에 갤럭시 AI가 탑재되는 것으로 삼성이 AI 폰 시대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최대 경쟁사인 애플은 아직 생성형 AI를 아이폰에 탑재하지 못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6월 애플 개발자 행사에서 공개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모바일 AI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언팩 행사에는 히로시 로크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이 직접 참석해 삼성과 구글의 동맹을 과시했다. 로크하이머 수석부사장은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생성형 AI 제미나이가 새로운 갤럭시 S24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AI 외에 '서클 투 서치'와 같은 새로운 검색 기능을 함께 도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새로운 헬스케어 디바이스인 '갤럭시 링'도 공개했다. 시계와 달리 24시간 착용할 수 있는 것을 지향하는 갤럭시 링은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